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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사태’ 설득 후에 주민의사 물어야
입력2003-09-14 00:00:00
수정
2003.09.14 00:00:00
박민영 기자
추석 연휴 중에도 전북 부안군 위도 방사성폐기장 건설문제를 둘러싼 `부안사태`는 지속됐다. 환경단체와 반대 주민들의 시위는 계속됐고, 주민들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해 입원중인 김종규 부안군수를 행자부장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이 병문안 하는 자리에서 정부의 강력한 사업추진의지가 표명되기도 했다.
이제와서 정부가 위도 방폐장 건설을 포기하면 이 사업은 영구히 포기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7년이나 끌어오면서 이미 두 차례나 환경단체와 주민반발로 무산된 이 사업이 이번에도 무산된다면 장소를 달리해 재시도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위도 방폐장건설 추진에 배수의 진을 치는 것은 충분히 이해되는 면이 있다.
위험하기로는 원자력발전소가 방폐장보다 몇배나 더하다. 국내에서 가동중인 18기의 원자력발전소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과거 미국 드리마일 섬 원전과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에서와 같은 폭발사고는 없었다. 원전 근무자나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이렇다 할 피해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채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원전들은 안전하게 가동되고 있다. 더욱이 방폐장의 사고는 세계적으로도 보고된 예를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방폐장의 위험성을 이유로 건설반대를 주장하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근거가 희박함을 알 수 있다. 이는 환경단체들의 방폐장 반대가 단순히 방폐장 건설반대에 있는게 아니라, 원전자체에 대한 반대에서 출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들을 설득하는 것은 개종을 요구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침묵하는 다수다. 부안 군민 중 침묵하는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위도 방폐장 건설의 최대과제라고 할 수 있다. 부안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원전의 안전성 홍보가 외화내빈 이었고, 군민을 상대로 한 여론수렴을 거치지 않은 절차상의 하자에 있다. 지난 90년대 울진군수가 주민 절대다수의 동의를 얻어 방폐장 유치신청을 하려다가 환경단체와 반대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는데 부안군수의 결정은 그 때 보다 후퇴한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그 절차를 밟아야 한다. 부안군민과 원전을 갖고 있는 국내외 자치단체 및 그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를 통해 방폐장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주민 설득과정을 거친 후 주민투표 등의 방법을 통해 주민의사를 물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부안 군민에 대한 설득자세는 성심과 신뢰에 바탕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불법ㆍ폭력 시위를 엄정하게 다스리는 것은 주민의사를 올바르게 반영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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