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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장기채 발행 물량 줄여 유동성 탄력 조정

정부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이후 흔들리고 있는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장기채권 발행을 줄여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또 우리나라에서 빠져나가는 외화자금에 대한 분석작업을 준비하고 기관별ㆍ상품별로 외화유동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정부는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양적완화 축소 관련 발언 이후 전세계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방안을 내놨다.

우선 추경호 기획재정부 차관은 국채시장에 대해 "7월 장기채 발행물량 축소 등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며 "회사채 시장과 중소기업 자금사정을 면밀하게 점검해 필요시 선제적인 시장안정 방안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했다.

최근의 시장 분위기가 과도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외국인의 국내 상장주식과 채권보유액은 5월 말 현재 517조7,000억원이었다. 이달 19일 기준으로는 482조원이다. 19일 새 주로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30조7,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와 관련해 한은과 금융당국도 외화자금 점검에 나섰다. 한은은 우리나라에서 나가는 외화자금의 성격과 규모에 대한 분석을 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기관들이 해외 실수요에 한해 외화대출을 하도록 하는 등 달러가 유출되지 않도록 조이기 시작했다.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은행별 유동성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외환당국은 이미 지난주 말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투기적 거래와 시장 쏠림 등으로 환율이 급변동하면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추가로 취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외에도 수출입 기업의 환변동 위험을 축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프로그램(패스트트랙)과 신용보증 비율 및 한도 확대, 대출만기 연장, 대외 채무지급보증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도 "미국이 전세계에 1조원을 투입했다고 해서 전액을 본토로 가져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좋은 투자처로 돈이 몰릴 수 있고 우리고 그 후보 중의 하나"라고 했다.

한편 기재부는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와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한 연례협의를 25일부터 27일까지 연다고 23일 밝혔다. 피치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을 비롯한 안보 문제, 가계부채와 은행 부문의 대외건전성, 공기업의 부채관리 및 중장기 재정건전성,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성장전망 등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피치는 6월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으로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무디스는 'Aa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A+'로 평가하고 있다. 기재부는 오는 8월21~23일 무디스와, 8월28~30일 S&P와 연례협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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