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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국형 예약문화 여전

추석연휴 항공편 연락없이 펑크 최고 19%나'예약문화'가 아직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200만명이 고향을 찾아 민족 대이동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했던 올 추석에도 항공, 열차, 고속버스 표를 사전 예약해 놓고 아무런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예약부도(No Show)가 속출, 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던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또 연휴기간을 이용해 휴양지 콘도나 호텔 등도 1~2개월 전에 예약이 모두 만료됐지만 예약부도율이 5~7%대로 지난해에 비해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추석 항공예약부도 최대 19% 지난 9월 19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총 5만8,000여석의 임시좌석을 인터넷과 전화 등을 통해 공개예약 했다. 당시 예약한지 불과 5분도 채 되지 않아 모든 표가 매진되는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정작 추석연휴 기간 예약부도는 항공편당 11~16%에 달했으며 특히 김포-부산노선은 19%까지 치솟았다. 연휴기간동안 모두 6,000여명 이상이 예약부도를 낸 셈이다. 추석 전날인 지난달 30일 오후에 인천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비행편에는 예약자 161명중 20여명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국내 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항공권 환불 수수료로 출발 당일에는 20%를 받고 임시 좌석표가 순식간에 동이 나 올 추석에는 예약부도가 줄어들 줄 알았는데 여느 명절과 마찬가지였다"며 안타까워 했다. ◇콘도ㆍ음식점도 피해 올 추석은 개천절까지 겹치면서 휴일이 짧게는 4일, 길게는 5~6일에 달해 가족이나 연인끼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았다. 강원도 평창군의 P콘도는 추석 연휴기간 900실 가운데 500실 정도가 찼다. 이는 평상시에 비하면 2배가량이 늘었지만 덩달아 예약부도율도 6~7%대로 증가했다. 이 콘도의 한 관계자는 "연휴기간동안 모두 450여명 가량이 예약을 펑크 냈다"면서 "예약부도율이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추석을 맞아 각종 모임들로 음식점도 바빴다. 하지만 일부 음식점들은 아무런 사전예고 없이 예약객들이 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낭패를 당했다.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 주인은 "추석 전날 20여명의 예약이 들어와 귀향까지 미뤄가며 준비했는데 정작 나타나지 않았다"며 "미리 전화만 해줬어도 이렇게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센티브ㆍ위약금제 강화 필요 미국 항공사의 예약부도율은 5~7%, 그리고 병원은 더욱 낮은 3~5%에 불과해 우리나라 3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마디로 국민들이 예약을 '사회적 약속'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약관에 예약부도때 위약금(성수기 40%, 비수기 20%)을 내도록 하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예약부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화예약 위약금은 회사이미지를 고려, 도입마저 회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동영 소비자보호원 소비문화과장은 "예약을 통해 시설을 이용했을 때는 일정정도의 혜택을 주고 또 예약부도에는 위약금 부과를 강제할 수 있는 제도가 업계차원에서 정립되야 한다"며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지적했다. 최석영기자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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