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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 빚 부담 증가와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증대를 경고했다. 중소기업 3곳 중 1곳의 신용상태에 투기등급이 매겨질 정도였다. 특히 지난해 실시된 중소 건설업체에 대한 대출 만기가 속속 돌아오면 부동산시장 침체와 맞물려 연체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한은이 중소기업 10만1,839개의 신용위험을 분석한 결과 6월 말 현재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투기등급 업체는 전체의 33.5%로 지난해 말보다 5.4%포인트 늘었다. 반면 신용등급 1~4급인 우량등급 업체는 24.1%로 6.3%포인트 줄었다. 규모별로 보면 소기업(매출 10억~ 100억원)은 투기등급 비중이 8.9%포인트 급증했고 중기업(매출 100억~600억원)은 3.7%포인트, 영세기업(매출 10억 이하)은 1.9%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액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 6월 말 현재 중소기업 한 업체당 대출액은 19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억3,000만원 늘었다. 대출 연체율은 6월 말 현재 0.83%로 지난해 말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는데 건설업(0.97%)이 가장 높았다. 제조업은 0.91%, 도소매업은 0.83%를 기록했다. 더구나 앞으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대출취급 후 시간흐름에 따른 연체 발생을 보여주는 ‘대출취급 시기별 연체율’을 분석했더니 당분간 중기대출 연체율이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올해 이뤄진 대출 연체율 곡선은 지난 2006년과 2007년 대출분의 연체율 곡선을 넘어서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건설ㆍ부동산업계의 중소 대출 만기가 20개월 내외로 다른 업종 대출(13개월 내외)보다 장기여서 지난해와 올 해 대출분이 쌓여 연체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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