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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연내 약 7조 더 필요
입력2000-07-12 00:00:00
수정
2000.07.12 00:00:00
안의식 기자
공적자금 연내 약 7조 더 필요국회동의 정공법 통해 재원마련 불가피
공적자금 추가조성의 물꼬가 터졌다.
정부는 이번 은행노조와의 협상결과 추가 공적자금 소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국회의 동의를 통한 공적자금 추가조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그동안 공적자금 추가조성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야당과 국민여론의 비판을 우려, 공개적으로 추가조성 의지를 밝히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은행파업과 협상타결이 정부의 이같은 고민을 덜어준(?) 측면도 있다. 공적자금 추가조성의 필요성이 협상과정과 타결내용에 반영되면서 여론에 확산됐기 때문이다. 국회에 가더라도 「노·정이 합의한 내용에 따라 추가조성을 하려는데 정치권이 막을 수 있느냐」는 식의 방패가 된 셈이다.
◇연내 공적자금 추가소요 예상액=여하튼 이번 협상타결로 인한 연내 공적자금 추가소요액은 약 7조원이 될 전망이다.
먼저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10% 달성을 위한 자금으로는 약 1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의 경우 BIS 비율이 10%를 넘을 것으로 예상돼 추가 투입액이 필요없을 전망이지만 한빛은행 등은 추가투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중경(崔重卿) 재경부 금융정책과장은 『은행들의 자구노력 정도 등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BIS비율 10% 달성을 위한 정확한 추가 공적자금 투입규모는 계산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공적자금 투입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종금사들의 대규모 퇴출시 예금대지급을 위해 예금보험공사(한아름종금)가 은행들로부터 빌린 4조원도 이른 시일 내 지급을 완료하기로 했다. 당초 이 자금은 정부에서도 30조원의 공적자금 추가 소요분에 계상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내년 이후로 연기시킬 수 있는 것으로 상정, 연내 소요분 20조원에서 제외했었는데 이를 이른 시일 내 지급하기로 해 연내 자금소요에 포함될 전망이다.
러시아 경협차관으로 은행들이 러시아에 지원한 자금에 대해서도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명확한 처리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 돈은 은행들이 노태우 정부 당시 러시아에 경협차관으로 지원한 것으로 수출보험공사가 보증을 섰다. 결국 수출보험공사가 물어줘야 할 자금으로 정부는 이 돈이 금융구조조정을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지출하는 공적자금이 아니라 재정자금(수출보험공사 예산배정)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재원마련하나=당초 정부가 공적자금 추가 소요액으로 밝힌 금액은 30조원이었다. 이중 10조원은 내년 이후로 집행을 연기할 수 있어 올해는 20조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예상이었다. 이 20조원의 추가조달 방안에 대해 정부는 예금보험공사가 회수할 수 있는 재원 6조4,000억원에 자산관리공사 여유자금 차입 4조7,000억원, 5개 은행 우선주 조기상환·예보 보유자산의 자산관리공사 매각 등으로 2조4,000억원, 정부보유 한빛·조흥·서울은행 등 주식담보 차입 또는 교환사채(EB) 발행·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으로 6조9,000억원 조달 등으로 해결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 협상타결로 당장 내년 소요분이었던 폐쇄 종금사 관련 은행차입금 4조원이 올해 소요분으로 들어온다. 또 공적자금 투입은행 BIS 비율 10% 달성을 위한 추가 소요액도 사용해야 한다. 올해 소요액만 5조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수출보험공사 보증분을 계상하면 7조원이 추가 소요가 된다.
그동안 정부는 국회의 동의를 받는 추가 공적자금 조성을 하지 않더라도 예금보험공사의 현재 가용 재원과 기타 재원조달 방법을 통해 올해 20조원의 소요분에 대한 충당이 가능하다고 주장해왔다. 여기에는 국회에 추가 공적자금 조성을 요청했을 때 쏟아질 「100조원이 넘는 공공자금을 사용하고도 모자라 다시 추가 공적자금을 요청하느냐」는 「관료 책임론」에 대한 우려도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협상타결로 공적자금 추가조성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진 만큼 정부는 국회의 동의를 받는 공적자금 추가조성이라는 정공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안의식기자ESAHN@SED.CO.KR
입력시간 2000/07/1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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