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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제철사업 참여 가시화/정몽구 회장 등 공장후보지 물색
입력1996-10-12 00:00:00
수정
1996.10.12 00:00:00
김희중 기자
◎포철 등 기존업체 반대 한풀 꺾여/정치권서도 여야없이 측면지원/국감후 입지선정·사업서제출 절차 밟을듯현대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인 일관제철소건설사업이 점차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정감사기간중에는 정부에 부담을 주는 사업을 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현대그룹의 최고경영층은 지난 10일 경남 하동으로 공장후보지물색작업에 들어갔으며 국회 등 정치권도 현대제철사업을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차 경쟁상대가 될 수 밖에 없는 포항제철 등 기존 철강업체들도 현대의 진출에 대해서는 그리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이 승용차사업에 진출하려했을때 기아·대우·쌍룡 등 기존업체들이 연대투쟁을 벌인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현대는 관계부처 실무자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이미 마쳤으며 이제는 최고결정권자의 결단만이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시말해 여건만 되면 언제든지 통상산업부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만반의 준비를 끝마쳤고 설득논리도 충분히 개진,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는 그동안 치밀한 수요분석과 몇차례의 세미나를 통해 상당부분 불식됐으며 정부 실무자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논리논쟁에서는 상당한 명분을 얻었음을 내비쳤다.
통상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들의 신규진출에 대해 논리야 어떻든 특혜 운운하며 무조건 반대의사를 표시했던 정치권도 현대제철건에 대해서는 의아할 정도로 「적극찬성」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정부가 정치권을 설득했던 과거의 예와는 달리 정치권이 정부를 설득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난달 30일 통상산업위 첫날 국정감사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소속 김경재의원이 현대그룹의 제철업 진출의 타당성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국회차원에서 현대제철사업 문제에 관한 논의에 불을 댕겼다.
김의원은 ▲철강업계의 고급강류 공급 부족상태 지속 ▲포철의 독점에 따른 폐해 ▲포항제철소의 철강 생산능력은 9백40만톤, 광양은 1천1백40만톤으로 제철업의 1개 단지당 최적 생산규모 9백만톤초과 등에 비추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10일 열린 포항제철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신한국당의 남평우의원은 현대그룹이 제철산업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는 포철의 행태는 국제경쟁력 제고를 외면한 자사 이기주의가 아니냐고 주장해 현대의 제철사업진출에 있어서만은 여야가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듯한 형국이다.
현대 관계자는 『경제부처 일각에서도 기업의 신규사업진출 계획에 대해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무르익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현대 제철사업」은 이번 국정감사가 끝나는 것과 함께 입지선정, 사업계획서제출이라는 본격적인 수순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김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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