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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기업들] 실적부진·성장동력 부재… 현대차·SK·LG 조직메스 '동병상련'

현대차, 해외판매 곤두박질·인사 적체에 조직개편설 솔솔

SK, '최태원의 뉴SK'에 맞게 고위 경영진 교체 할수도

LG, MC 최대 20% 구조조정설… 구회장 "혁신" 독려




재계 2위의 현대자동차그룹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수입차의 약진으로 내수 점유율이 하락세인데다 노조는 파업 으름장을 놓으며 임금인상을 요구 중이다. 밖으로는 중국의 내수둔화와 러시아·브라질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판매량과 수익성이 곤두박질쳤다. 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21일 그나마 해외 판매의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미국 생산·판매 현황점검을 위해 긴급 출장길에 올랐다.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계열사가 실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SK그룹 역시 악전고투 중이다. 그나마 최태원 회장이 영어(囹圄)에서 풀려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 위안거리다. 최 회장은 지난달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을 훑은 데 이어 이번에는 윤활유 합작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실적악화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LG그룹은 사정이 더 다급하다. 구본무 회장이 다음달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불러모아 위기극복을 위한 혁신을 다시 독려할 계획이지만 녹록지 않다. 삼성에 이어 재계 2~4위 그룹이 하나같이 글로벌 경제침체 속에서 실적악화와 신성장동력 부재라는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인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국내 및 중국·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설이 꾸준하다. 판매가 부진한 조직에 메스를 들이댈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8월 담도굉 중국 사천현대기차 판매담당 부사장은 현대차 중국 전략담당으로 임명됐다. 또 이병호 부사장은 북경현대기차 총경리로, 김견 기아차 기획실장은 동풍열달기아 총경리로 임명한 바 있다.

현대차는 임원진의 인사적체가 심하다는 점 역시 조직개편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현대차의 이사~부사장급 임원 수는 총 254명, 기아차는 174명이다. 기아차는 이사대우가 전체 41%인 반면 현대차는 상무로 진급해야 할 이사급이 전체 임원의 44%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누군가를 교체하더라도 인사적체 개선 차원이라고 설명하면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신흥국 판매부진에도 시장점유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조직안정이 필요한 때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러시아 시장의 8월 점유율은 19.3%(현대차 9.1%·기아차 10.2%)로 지난해보다 3.6%포인트 늘었다. 이 밖에 정의선 부회장이 곧 방문할 미국 역시 8월 현대·기아차의 판매실적이 역대 8월 최고 실적(13만909대)을 기록한 바 있다.

SK

"인사이동의 폭이 생각보다 빠르고 클 수 있습니다." 최근 SK그룹의 한 고위관계자의 이야기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복귀와 함께 그룹 신성장동력을 본격적으로 육성한다는 과제에 매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이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고위경영진을 물갈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말 SK그룹의 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SK텔레콤 등 핵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바뀐 점을 감안하면 CEO를 제외한 임원층에서 변동이 클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 회장은 이와 함께 자신의 부재 시기에 SK그룹을 이끌어온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위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준비 중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의 7개 위원회별로 그룹의 미래를 이끌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을 실어준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논의는 다음달 28일 열릴 SK그룹 사장단회의, 'CEO세미나'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의 전체 매출은 2011년 155조원에서 지난해 165조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증가분의 대부분을 SK하이닉스에 의존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이 2011년 인수한 SK하이닉스는 2년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며 SK이노베이션·SK텔레콤의 성장정체를 보완했다. SK그룹의 수출 비중을 지난해 50%대까지 끌어올린 공신이기도 하다. SK는 반도체 외의 분야에서도 느리지만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각 사별로 고부가 석유화학·2차전지(SK이노베이션),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SK텔레콤) 등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 회장이 22일 스페인에서 열릴 렙솔과의 합작 공장 준공식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활동에 주력하는 것도 이런 판단에서다.

LG

전자·화학이 주력인 재계 4위 LG그룹도 요즘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악재가 겹치며 실적 악화는 물론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마저 거세게 이는 형편이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스마트폰 경쟁력 악화 속에 올해 영업이익이 4년 만에 1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심심찮게 나온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한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임직원 8,000여명 중 최대 20%를 재배치 혹은 구조조정한다는 전망이 공공연히 나돈다. LG전자 측은 "조직 효율화를 위한 인력 재배치는 실시하고 있지만 감원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룹을 떠받치는 또 다른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도 분위기는 마찬가지. 신성장 사업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전기차 배터리는 올해 안에 흑자전환 달성이 어려운 상태다. 여기에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디스플레이와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과잉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두 회사 모두 하반기 실적부진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구 회장은 조만간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한 시장선도형 혁신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다음달 둘째 주에 4·4분기 임원 세미나와 11월 중장기 전략보고대회를 잇따라 열 계획이다. LG화학도 고부가가치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박진수 부회장이 최근 들어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임직원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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