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말레이지아 철강사인 MEGS사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수 규모는 1,563만달러로 소규모이지만 해외 철강사를 인수했다는 사실 자체가 처음이란 점에서 향후 글로벌 인수ㆍ합병(M&A)시장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크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소규모 M&A를 통해 노하우를 축적해 주요 거점 지역의 제철회사 인수 등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6일 포스코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유일의 전기도금강판 생산업체인 MEGS사 지분 60%를 인수하는 내용의 M&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이번 계약에 따라 오는 2008년 초까지 지분 취득 절차를 끝내고,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포스코는 또 인수 후 설비 보완 등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증자키로 했다. 포스코에 인수되는 MEGS사는 말레이시아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인근 클랑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간 생산능력은 12만톤 규모다. MEGS사에서 생산되는 전기도금강판은 주로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연료탱크 등에 사용된다. MEGS사 인수로 포스코는 삼성, 소니, 파나소닉 등 가전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말레이시아 자체 수요에 대처하는 것은 물론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동남아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시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및 가전회사들이 진출해 있는 신흥시장이지만 철강을 생산하는 일관 생산설비가 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철강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포스코는 지난 8월 베트남 냉연공장 착공에 이어 인도와 베트남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중이다. 여기에 이번 MEGS사 인수를 계기로 동남아지역에서 종합적인 철강 서플라이 밸류 체인을 구축, 현지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철강업계는 MEGS사 인수를 시작으로 포스코의 글로벌 M&A 전략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최근 M&A 추진 의사를 밝힌 이구택회장은 “해외 판매비중을 높이기 위해 유럽이나 미국에서 제휴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고 언급하는 포스코의 M&A 전략은 구체화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생산기지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또 포스코의 M&A 전략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 관련 산업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만 사장은 최근 “포스코의 M&A는 철강 본업과의 시너지가 전제가 돼야 한다”며 “국내 M&A 매물 중 조선업체에는 뜨거운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등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참가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