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지난달 말 유류 공동구매를 위한 카드사 입찰을 마감했다. 입찰에는 NH카드와 신한카드 등 두 곳만 참여했으며 업계에서는 결국 NH카드가 선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형 카드사의 고위 관계자는 "NH카드는 신경분리 이후 성과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터라 첫해에 1조원의 볼륨을 키울 수 있는 이번 입찰을 포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전업 카드사가 제시할 수 없는 조건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1개 카드사를 유류 구매카드 사업자로 선정해 국고 절감 효과를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번 사업에는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국방부∙도로공사 등 어지간한 정부기관은 모두 포함된다. 그만큼 카드사로서는 외형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문제는 과도한 입찰 기준이다. 이번 입찰에서 신한카드를 제외한 모든 전업 카드사가 입찰 자체를 포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익을 제대로 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입찰 포기라는 얘기다.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시장점유율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어 이번 입찰이 갖는 의미가 남달랐다"면서 "그러나 수익성이 워낙 좋지 않아 역마진을 감내하면서까지 조건을 제시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달청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유류 구매카드 사업자 입찰시 포인트 적립률을 최소 1% 이상으로 제시했다. 통상 주유소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1.5%라는 점을 감안할 때 캐시백 1%를 제공하게 되면 카드사가 챙기는 몫은 기껏해야 0.5%에 불과하다.
또 다른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조달비용, 대손비용, 밴 수수료 등에 수반되는 비용만해도 1%를 웃돈다"며 "결국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남다르고 금융 당국의 제제 범위에서 한발 벗어나 있는 NH카드 외에는 대상자가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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