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장기적인 대세 상승 기조는 변함이 없다지만 선뜻 주식에 투자하기가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은행 예금이나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투자자들에게 ‘대안 투자(AIㆍAlternative Investment)’를 소개한다. 대안 투자란 전통적인 상품인 주식, 채권을 포함해 보다 광범위한 투자대상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대안 투자 펀드에는 금ㆍ석유ㆍ부동산 등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인 재간접 펀드(펀드오브펀드ㆍFund of funds),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파생상품 펀드 등이 있다. 요즘처럼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는 대안 투자 중에서도 주식을 완전히 제거한 파생상품 펀드가 유망하다. 기존에 나온 파생상품 펀드는 대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초자산에서 주식을 완전히 제거해 증시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원천적으로 없앤 상품이 나오고 있다. 특히 원금을 보존하도록 설계돼있어 다른 투자상품에 비해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리자산운용은 지난해 5월부터 ‘AI펀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 상품은 채권 투자로 일정부분 수익을 확보해 놓고 옵션 및 차익거래로 추가 수익을 올리는 구조로 설계돼있다. 연 8~9%의 수익률을 추구하는데 이정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확률이 95%에 달한다는 게 유리자산운용측의 설명이다. AI펀드는 우선 전체 펀드 자산의 80% 가량을 연 4.7% 수준의 수익률을 내는 채권에 투자한다. 이를 옹해 연 3.76%의 수익률을 확보한다. 또 이렇게 사들인 채권을 증거금으로 활용, 옵션에 투자해 연 2.54~2.74%의 수익률을 추가로 얻는 전략을 사용한다. 옵션 투자 부분은 콜옵션(특정 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과 풋옵션(팔 수 있는 권리)을 합친 ‘합성선물’을 만들어 행사가격이 일정한 범위를 넘어설 경우 고평가된 것을 팔고 저평가된 것을 사들이는 구조로 돼있다. 기계적인 수익이 가능한 것이다. 또 전체 자산의 20%는 인덱스 차익에 투자해 연 4~4.5%의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덱스 차익이란 현물과 선물의 실제 가격과 이론 가격 사이에 일시적인 불일치가 나타날 때 수익을 얻는 무위험 수익거래다. AI펀드는 현재 기관 투자자에게만 판매하고 있지만 다음달중 일반인들을 상대로 공모할 계획이다. 이성민 유리자산운용 AI운용본부 팀장은 “먼지를 쌓아가는 개념으로 수익을 확보하자는 것이 투자철학”이라며 “안정적이면서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SH자산운용이 조만간 판매할 ‘탑3 멀티코모디티(Multi-Commodity)’도 주식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이 상품은 금ㆍ원유ㆍ아연 등 실물을 기초자산으로 운용하는 파생상품 펀드로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를 감안할 때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는 게 SH자산운용측의 설명이다. ‘탑3 멀티 코모디티’는 2년 만기 구조로 돼 있으며 매 6개월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높거나 15% 상승한 적이 있으면 연 8.5%의 수익을 지급하고 조기 상환한다. 최근 원자재가격이 하락하고 있기는 하지만 만기 2년까지 이 같은 수익률은 충분히 올릴 수 있다고 SH자산운용측은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02년 1월1일부터 올해 5월25일까지 기간별 중도상환 확률을 가상 분석한 결과, 6개월내 조기상환 확률이 43.78%에 달했다. 가상 분석은 2002년 1월1일부터 현재까지 가입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산출해 금, 원유, 아연 지수와 연계해 산출했다. 윤일성 SH자산운용 상품전략팀 차장은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보다는 실물 등 다른 기초자산을 활용한 파생상품이 부각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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