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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에 참석한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저마다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기업가정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권희석 부회장은 "진정한 기업가정신은 단순히 자본을 대고 기업을 경영하는 차원을 넘어 위험을 감수하면서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 기회를 발굴하고 그 기회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라며 "하나투어 역시 이러한 기업가정신을 통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은 이 시대에 필요한 기업가정신에 대해 "미래에 대한 비전과 굳은 신념으로 열정을 바치고 불확실한 미래에 책임 있게 도전하는 용기를 발휘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기업가정신의 표상"이라고 정의했다.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기업가정신의 기본과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 모두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기본적인 운용철학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장환경에 휩쓸려 뒤쫓아가기보다는 시장의 흐름을 미리 예측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사장은 "참된 기업가정신은 무엇보다 국가가 있어야 기업이 있다는 '사업보국'의 정신"이라며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재계와 힘을 합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종욱 우리투자증권 경영전략본부장은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주문했다. 그는 "이 시대가 원하는 기업가정신은 도전ㆍ혁신ㆍ창의로 표현되는 전통적 개념과 더불어 공정한 경쟁하에서 고객제일주의를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는 것"이라며 "정해진 룰 속에서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환경에 맞춰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사회와 고객에 대한 책임의식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기업가정신의 활성화를 위한 진심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권 부회장은 "청년창업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양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기존 기업에서도 새로운 창조와 도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제도를 더욱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사내벤처'와 같은 제도들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남 사장은 "기업가정신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산업적 차원에서 신성장동력과 산업의 비전을 발굴해 끊임없이 제시해줘야 한다"며 "젊은 세대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토대와 풍토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창조적인 기업가정신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함 본부장은 "기업이 위험을 회피하려는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원인 중 하나는 창조적 행위를 주저하게 하는 과도한 규제"라며 "기업가들이 자율적으로 경쟁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규제의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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