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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왜 널뛰나] 외국펀드가 시장 주도세력 부상
입력1999-07-16 00:00:00
수정
1999.07.16 00:00:00
권홍우 기자
불과 1주일 사이 오르고 내린 진폭이 종가기준으로만 20원을 넘는다. 평상시라면 이 정도는 얼마든지 가능한 등락폭. 그러나 최근들어 별다른 시장 재료가 동반되지 않은 채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내리는 이상현상을 빚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역외거래자들의 시장 참가가 늘어나면서 환율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역외거래자, 본격 등장= 역외거래자들이 서울외환시장에 본격 등장한 것은 지난 6월초. 4월 외환자유화 시행으로 실수요증빙 등이 폐지되고 역내와 역외구분이 사라진 이후 조금씩 국내시장에 진입하다 6월초를 기점으로 본격진출했다. 역외거래자들이란 외환자유화 이전까지 주로 싱가포르 NDF(역외차액결제 선물환)시장에서 활동하던 외국인펀드들을 말한다.
외환자유화로 현물환시장과 역외선물환시장이 통합현상이 나타나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이들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6월 이후 외환시장 좌지우지= 막대한 자금력이 있다고만 전해지던 이들의 위력이 처음 검증된 것은 지난 6월11일. 5월말 이후 1,180원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던 환율이 1,160원대로 주저앉는 데는 이들의 달러 매도 파장이 컸다는 분석이다.
외환당국은 환율방어를 위해 국책은행을 동원한 간접 개입에 나섰지만 이들의 공세를 막기는 역부족. 한번 주문을 낼 때마다 수천만달러를 부르는 이들의 자금력을 당해내지 못한 것이다. 이바람에 원화는 한때 달러당 1,15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원화강세는 이달초까지 어어졌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원화가 1,110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달러를 팔기만 하던 역외거래자들이 갑자기 달러 사자로 돌아서면서 시장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특히 지난주말에는 장중 한때 환율이 1,190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역외거래자들의 위력이 다시 한번 실증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시장관계자들은 이번주중 환율이 1,200원선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런데 예상은 또 빗나갔다. 환율은 13일 1,170원대로 주저앉았다. 역외거래자들이 달러 매도로 다시 돌아섰기 때문이다. 결국 환율 1,180원를 깬 것이나 1,150원대까지 끌어내렸다가 다시 1,180원대로 올린게 모두 역외거래자의 위력때문이라는 얘기가 된다.
◇자금 집중운용= 서울외환시장의 지난 5,6월중 평균거래규모는 17억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 외국인들이 본격 참여하기 이전인 4월에는 15억달러를 밑돌았다. 외환당국은 이들이 본격 진입하면서 거래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7월들어 1일 거래규모는 20억달러 수준까지 올라서고 있다. 역외거래자들이 하루에 사고 파는 물량은 많을 경우 3억달러 수준. 그리 큰 비중이 아닌데도 이들이 시장흐름을 주도할 수 있든 것은 집중적인 자금운용에 있다. 국내은행들의 거래단위가 통상 50만~1백만달러 정도인 반면 이들은 수천만달러씩의 대량주문을 내 시장분위기를 일순간에 뒤집고 있다는 것이다.
◇교란요인인가 안정요인인가= 역외거래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도로 엇갈리고 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서울외환시장이 이들의 투기장화하고 있으며 증시와 환시가 연계된 외국인투자이익 극대화를 뒷받침하는 마당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6월중반이후 외국인들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매도공세를 펼쳐 환율을 끌어내린 것도 주식매도와 본국송환용 달러를 값싸게 매입키 위한 사전정지 작업때문일지 모른다는 추측까지 제기될 정도.
반면 이들은 일정 범위를 설정해 외환을 운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준다는 시각도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등락이 있겠지만 이들이 대규모 자금을 일정 범위에 따라 운용한다는 점에서 실제 환율운용에 적지않은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의 자금이 특정 방향을 향해 움직인다면 어떤 파장이 예상되느냐는 점이다. 현재 국내 외환시장의 수급구조를 볼 때 원화 강세라는 방향성이 예측되는 국면이다. 하반기중 40억달러에 달하는 시중은행 해외 DR발행 등 공급요인이 산적된 상태다.
외환당국자는 『환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투기적 공세가 실효를 거두기는 어렵다』면서도 『원화강세를 염두에 두고 일방적으로 움직인다면 예상밖의 차익을 거둘 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역외거래자들의 자금 운용이 날이 갈수록 단기화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간격의 초단기 범위를 설정한 후 목표를 채우면 목표범위를 재설정하는 등 자금운용 패턴을 종잡을 수 없다는 것. 그만큼 시장 불안요소도 커지고 외국인에 의한 자금유출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권홍우기자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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