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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이끄는 기업] 현대차그룹, 엔저 맞서 제값받기 전략… 역발상으로 승부수

글로벌경기 침체 등 악재에도

"할인않는 품질 좋은차" 앞세워

수익·브랜드 향상 두토끼 잡기

정몽구(앞줄 오른쪽 세번째)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8월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 미국 법인을 찾은 자리에서 "제값받기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지난 2012년 5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기아차 2012년 전 세계 대리점 대회''에 참가한 해외 딜러와 대리점주들이 행사를 마친 후 프리미엄 세단인 ''K9''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기아차

"역발상 경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축인 현대·기아자동차를 둘러싼 경영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로 신흥시장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 유럽을 포함한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중국의 성장세 둔화도 커다란 위협요인이다. 국내 시장도 소비심리 위축에 경기회복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슈퍼 달러와 엔저 등 환율 리스크도 큰 부담이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경영 전략은 도전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는 것이다. 최근의 엔저와 원화 강세를 되레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역발상 경영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창조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복안이다.

엔저를 등에 업고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는 일본 업체들에 대응해 현대·기아차는 '제값 받기'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일본 업체들이 현대·기아차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기업들처럼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업계의 예상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정반대의 전략을 택했다.

올 상반기 '제네시스'와 '쏘나타'를 미국 시장에 선보인 현대차는 오히려 가격을 인상했다. 실제 지난 4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제네시스 3.8' 모델은 구형보다 차값이 7.9%(2,800달러) 오른 3만8,000달러(약 4,009만원)다. 우리나라에서 팔리는 동일 모델인 'G380 익스클루시브'와 비교해도 약 140만원 비싸다. 현대차는 지난 6월 쏘나타를 미국에서 출시하면서도 '2.4 SE'의 가격을 국내에서 팔리는 동일 모델 보다 152만원 비싼 2만1,150달러로 책정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수익성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할인하지 않는 품질이 좋은 차'라는 인식을 심으면서도 수익성도 개선되는 효과를 내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이달 말 출시예정인 대형차 '아슬란'으로 국내외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는 복안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3각 편대로 글로벌 그린카 선두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이와 관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친환경차 및 전자제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우수 인재를 집중 육성함으로써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친환경차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친환경차 3각 편대는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다. 우선 현대차는 올해 연말에 신형 쏘나타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 내년에는 중형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해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선두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기아차가 지난 2011년 내놓은 쏘울 EV 전기차는 올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들어 유럽과 미국에서 쏘울 전기차를 연이어 출시함으로써 국내 전기차의 수출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6년에 성능이 대폭 향상된 준중형급 전기차를 출시해 전기차 분야에서의 글로벌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차는 현대·기아차의 창조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2월부터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고속도가 시속 160km인 투싼ix는 정지상태에서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이 12.5초로 내연기관 자동차에 견줄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15k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번에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제를 갖춘 현대·기아차는 전기차와 더불어 이 분야에서도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져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친환경차 개발에 있어 글로벌 업체들과의 제휴 대신 핵심 부품에 대한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모든 친환경차 부문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전부지에 GBC… 자동차도시 조성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달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인수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시장이 예상했던 4조~5조원 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을 써낸 탓이다.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에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세워 흩어져 있던 계열사를 한 곳에 모으는 한편 컨벤션 시설이 부족해 해외에서 열 수 밖에 없었던 자체 행사를 국내에서 진행한다는 복안에 따라 과감하게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전 부지 인근의 COEX에서 열린 기아자동차의 '2014 전세계 지점 대회'는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구상을 미리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해외 딜러나 대리점주를 초청해 우리나라를 전세계에 알리고 국내 소비도 진작시키는 효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라는 위상에 걸맞게 한전 부지에 업무시설과 호텔, 컨벤션센터, 자동차 테마파크, 문화 클러스터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최고 수준의 호텔과 대규모 국제회의가 가능한 컨벤션센터를 지으면 각종 국제회의를 국내에서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대차그룹은 해외에서 열리고 있는 계열사 회의만 모아도 연간 약 10만명의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한류체험공간과 공연장을 포함한 문화시설과 자동차박물관·전시장·체험관이 있는 테마파크, 백화점과 대형 리테일 시설을 포함한 쇼핑시설을 입주시켜 GBC를 국제적 업무·관광·문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복안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전 부지 인수에 들어간 돈은 과도한 게 아니며 현대차그룹의 향후 100년을 내다본 투자사업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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