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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창간39돌/재편되는 산업지도] 5대재벌 인터넷전쟁
입력1999-07-30 00:00:00
수정
1999.07.30 00:00:00
손동영 기자
시대변화와 더불어 총수 1인체제와 문어발 확장, 선단식 경영 등 재벌을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점차 퇴색하면서 인터넷 시대이후 5대 그룹이 어떻게 달라질까에 관심이 쏠린다.오랫동안 다양한 업종을 영위한 덕분에 5대 그룹은 다른 어느 기업들보다 폭넓고 광범위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인력도 우수하다. 아직까지는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신규사업 진출을 시도하기 어렵다지만 인터넷에 대한 투자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투자여력도 충분하다.
현재 5대 그룹들은 계열사별로 나름의 장점을 살리는 인터넷 투자프로그램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상당수 그룹은 인터넷 사업을 주도할 계열사를 따로 지정하고 있다. LG의 LG인터넷, SK의 SK㈜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전자와 중공업, 물산, 증권 등 주력계열사들이 앞장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인터넷 시장을 독점하는 그룹이 반드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 앞서가는 그룹이 있고, 뒤에서 맹렬히 추격하는 그룹도 있다. 벌써부터 인터넷 시대의 승자를 거론하긴 어렵다. 엄밀히 따지면 모두가 출발점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인터넷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인력은 200여명에 이른다. 최근 2년간 그룹 관계사별로 인터넷을 활용한 47개 업무가 완료 또는 진행중이다. 벌써부터 삼성전자와 전관, 중공업, 물산, 증권 등을 중심으로 활성화하는 단계에 와있다. 5대 그룹 가운데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삼성의 인터넷 사업을 계열사별로 보면 삼성전자와 전관, 중공업은 협력업체 네트워크 구축과 생산제품의 판매을 주도한다. 삼성물산은 온라인 무역체계와 상품판매에 주력한다. 기본적으로 사이버기업을 겨냥하고 있다. 쇼핑몰을 적극 활용할 계획. 증권은 온라인 증권거래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삼성의 경우 이같은 계열사별 추진일정과는 차원이 다르게 인터넷 사업목적에 맞춰 전 계열사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상품판매와 거래중개, 제품생산, 경영지원, 인프라제공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물산, 전자, 증권, 에버랜드, SDS, 전관, 중공업 등이 얼핏보면 각개약진하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룹 전체가 꽉짜인 틀에서 인터넷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은 앞으로 그룹 인터넷팀에서 SDS와 제일기획 등의 지원을 받아 홈페이지 운영체계, 인력확보방안, 보안체계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 인터넷 사업에 대한 임직원의 인식과 기술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강화하는 프로그램도 마련중이다.
◇SK= SK그룹은 에너지 화학기업인 SK㈜와 정보통신기업인 SK텔레콤을 주축으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그룹의 역량이 이 두 회사에 집중돼 있는 만큼 각각의 핵심역량을 한데 묶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꽃을 피워보자는 생각이다. 특히 SK㈜는 그룹의 인터넷사업을 총괄하며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있다.
SK가 보유한 기본 역량은 전국 3,800여개에 이르는 주유소망과 이에 못지않은 휴대폰·호출기 대리점들. 이들은 지역거점 네트워크로 훌륭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는 통신네트워크 기능도 함께 갖고 있으며 SK엔크린 보너스카드와 스피드011고객의 데이터베이스 등 다른 그룹이 넘겨다보기 힘든 장점을 갖고 있다. 인터넷 시대의 물류가 지닌 중요성을 일찌감치 통찰했다는 의미다.
SK는 지역거점과 통신네트워크와 고객 데이터베이스 등을 결합, 소비자 밀착형 「종합생활서비스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된 정보들을 개발, 축적하고 이를 가정용 컴퓨터와 차량에 부착된 단말기, 전광판 등 다양한 매치를 통해 제공한다는게 기본개념이다. 인터넷을 통해 공급하는 컨텐츠를 국내 최대수준으로 구축한다는 뜻이다. 요즘 SK 고객들이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입할 때마다 구매금액의 일정비율을 포인트로 적립,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OK캐쉬백」사업도 이런 원대한 계획의 일부다.
◇LG= LG는 계열사별로 생존전략차원에서 기존의 사업방식을 인터넷 환경에 맞도록 근본적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현재 LG의 인터넷 사업은 「LG인터넷」을 중심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LG인터넷쇼핑몰」을 운영중인 LG인터넷은 LG의 9개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쇼핑몰의 포트(PORT) 역할을 하고있다. 여기엔 중소기업도 참여, 쇼핑몰 구축과 배송및 대금지불 관련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LG-EDS는 LG인터넷과는 독자적으로 세계 최대인 3,000여점의 보석을 갖춘 인터넷 보석전문매장 「LG몰」과 1,000여종의 컴퓨터와 가전을 취급하는 「사이버전자상가」를 통합 운영중이다. 이외에 LG유통의 샙포인트, LG전자의 LG나라, LG홈쇼핑의 인터넷홈쇼핑, LG증권의 홈트레이딩, LG패션의 패션전문쇼핑몰 등이 활발하게 영업중이다. LG증권의 사이버 증권거래를 통해 98년 3조7,241억원의 주식및 선물옵션이 거래됐을 정도다.
이들 계열사와 함께 주목받는게 LG텔레콤이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 각종 부가서비스를 받는 첨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오는 2003년께는 휴대폰 단말기의 95%가 인터넷 서비스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상사는 전자무역을 위해 트레이드카드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전용통신망을 통해 선적관련 서류의 전자전송에서부터 무역금융, 보험, 대체결제, 물류 등 수출입전과정을 자동화한 것으로 세계 전자무역상거래의 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대= 현대의 인터넷시대 준비는 아직 초기단계로 볼 수 있다.
무역업을 영위하는 현대종합상사가 기획실을 중심으로 올해를 「인터넷 사업의 가능성을 점검하는 해」로 삼은 정도다. 인터넷 시대엔 종합상사 고유의 업무영역이 어떤 형태로 변할 것인가를 고민중이라는 설명이다. 세계 각 지역에 근거를 두고있는 종합상사의 장점을 바탕으로 자금력을 결합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던 종합상사가 이제 정보의 바다 인터넷에서 어떻게 변모할 지를 모색하는 것. 사내의 별동대인 미래사업팀은 사내 전산망의 대화방을 통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이런 고민들을 바탕으로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세계무역센터협회(WTAC)의 글로벌마트와 전략적 제휴를 성사시키며 공식협력업체로서 본격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섰다. 전세계 101개국 337개 무역센터, 53만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의 사이버 무역전시장에 현대가 우리나라를 대표해 참여하는 셈이다.
계열사인 현대택배는 인터넷 시대의 핵심인 물류를 담당한다. 인터텟을 통해 이루어지는 각종 거래를 현실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내년 연간 매출목표가 1,200억원대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대우= 대우는 연구개발과 구매조달, 생산관리, 판매유통, 애프터서비스 등 전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거래로 수행한다. 기업의 의사결정과 분석을 위한 작업, 전사적인 자원관리시스템, 제품정보관리, 부품공급망 관리 등 산업전반에 걸쳐 전자상거래를 통해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대우는 그룹 전체적인 입장에서 전자상거래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계열사별로 전담조직을 운영중이다. 계열사별로 인터넷시대에 대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대우의 무역부문이 사이버무역을 위해 「트레이드 윈도우」라는 홈페이지를 개설, 국내 생산업체와 해외 수출네트워크, 본사를 연계하는 사이버무역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과장, 대리급 직원 30여명이 자발적으로 「전자상거래연구회」를 구성하는 열의를 보이고있다.
대우자동차는 주문부터 출하까지 전 과정을 인터넷이라는 사이버공간에서 수행하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대우중공업은 연구개발을 위한 시스템을 갖췄고 대우전자는 디지털TV와 셋톱박스를 이용한 인터넷 TV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사이버 주식거래를 전담하며 적극 진출한다.
대우의 인터넷 인프라는 대우정보시스템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계열사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인 셈인데 정보실크로드를 구축, 각 개별산업의 라이프사이클을 지원하고 그룹을 연계하는 전반적인 포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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