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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불법경계선 살짝 넘었다"… 김재록씨 이례적 집유선고

"너무 관대한 처벌" 지적속<br>자문·불법알선 잣대 논란


어디까지 금융 자문이고 어디부터 불법 대출알선인가. 지난해 검찰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며 '금융계 거물급 브로커'라며 기소했던 김재록 글로벌인베스투스 전 회장에게 3년의 집행유예 판결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알려진 것에 비해' 너무 관대한 처벌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와 금융권에서는 "김씨에게 적용된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죄 자체가 금융 자문과 불법 대출 알선의 경계에 대해 명확히 구분 짓지 못하고 있다"며 "김씨 역시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서 일한 자문사 중 하나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재판부도 "합ㆍ불법 애매한 건 사실"=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문용선 부장판사)는 부실기업 인수 청탁 및 대출 알선과 관련해 회사 5곳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재록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26억7,300만원을 선고했다. 김재록씨는 2003년~2005년 성창F&D, 투나C&D 등 자금 조달이 필요한 회사들과 자문용역계약을 맺고 자산유동화 등 각종 금융기법을 동원해 금융권 대출을 알선했다. 이에 대해 김재록씨 측은 "회사 대 회사로 자문용역 계약을 맺고 각 기업에 자금조달과 관련한 편의와 경영에 대한 컨설팅을 해주고 정당한 수수료를 받았으며 이는 모두 정상적으로 회계처리 됐다. 또 이는 대부분 회계법인에서 하고 있는 업무다."며 무죄를 주장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출 알선 행위가 어느 범위까지 처벌 받는 것인지 판단이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피고인의 경우에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살짝 넘어선 것으로 판단돼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인맥, 영향력 동원하면 불법= 금융 대출 자문과 불법 알선의 경계에 대해 사법부는 "의뢰인에게 대출관련 노무나 편의를 제공하는 수준이면 합법, 이를 넘어서서 인맥ㆍ영향력을 통해 대출기관에 직접 연락해 대출을 중개하는 것은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김씨 담당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출을 위해 각종 보고서를 작성해 의뢰인에게 제공하거나 의뢰인에게 적절한 금융기관 또는 금융상품을 소개하거나 각 금융기관별 대출조건ㆍ절차 등을 비교 안내하는 행위, 신종금융기법에 대한 소개ㆍ추천 등은 합법적"이라고 밝혔다. 한 대형 법무법인의 금융자문전문 변호사는 "회계법인과 컨설팅사들이 기업자금 대출을 위한 각종 자문행위를 하고 있는데 특경가법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이 회사들이 대부분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셈"이라며 "금융자문과 불법 알선의 경계를 좀더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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