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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상업용 디스플레이(LFD·Large Format display)가 만들 미래를 한번 느껴보세요."
4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규모의 기업 간 거래(B2B) 사업 관련 전시회인 'ISE(Intetrated Systems Europe) 2014'가 열리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RAI전시장. LFD를 다루는 수십 개 참가 업체의 전시장 가운데 백미는 단연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전시 부스를 가득 메운 유럽 현지 바이어들은 붐비는 인파로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제품을 소개하는 현지 법인 직원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일부는 삼성전자 LFD에 가까이 다가가 제품을 살펴보며 연신 '와우'와 '그레이트'를 연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총 54대의 LFD를 이용해 만든 '멀티비전타워'로 관람객들을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 개의 면에 가로 4개, 세로 8개로 최대 34개의 55인치 LFD를 높이 쌓아올린 멀티비전타워는 삼성전자의 앞선 기술력을 보여주듯 삼성전자 부스에 우뚝 서서 전시장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제르바이잔에서 온 한 바이어는 "이번 전시에서는 삼성전자의 110인치 초고화질(UHD) LFD와 멀티소스 비디오월 솔루션이 가장 눈에 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전시한 세계 최대 크기의 110인치 UHD LFD는 기술력에서 경쟁업체들을 압도했다. 110인치 UHD LFD 속 모델 여성의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를 지켜보던 남성 바이어들은 좀처럼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멀티소스 비디오월 솔루션'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LFD를 찾는 바이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로 4개, 세로 3개로 눕혀진 12개의 LFD를 이용해 만들어진 멀티소스 비디오월 솔루션 화면에서는 화상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가운데 위쪽 4개의 LFD에는 화상회의에서 프레젠테이션할 내용이, 그 주변을 둘러싼 8개의 LFD에는 화면 하나당 한 명의 화상회의 참여자가 등장해 실제로 원탁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지켜보며 얼굴을 맞대고 회의하는 느낌을 주고 있었다.
전시장 모서리 좁은 공간 구석에 마련된 '커브드 디지털 사이니지 솔루션'도 눈에 띄었다.
이 제품은 원형 기둥이나 코너 등의 구석진 공간에 설치하기 위해 가운데 부분이 앞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오도록 만든 LFD다. 삼성전자는 시제품 단계인 이 제품을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며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곡면에서 LFD를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전시장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LFD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베젤 폭 경쟁이었다. 베젤은 디스플레이의 외곽에 검게 나타나는 테두리 부분으로, 초대형 LFD를 만들기 위해서는 LFD 여러 장을 붙여 만들어야 해 베젤로 인한 경계가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다. LFD 한장 한장이 대형화될수록 베젤의 폭이 커지게 마련인데, 베젤의 폭이 커지면 여러 개를 붙여 만든 초대형 LFD의 몰입감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LFD의 베젤 폭을 기술력의 척도로 삼고 베젤 폭을 줄이는 데 집중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3.5mm 폭의 베젤을 구현하며 이 부분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크기 경쟁에선 삼성전자의 110인치 UHD LFD가 LG전자의 105인치 UHD LFD에 대해 우위를 점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자리였다.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 역시 우수한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바이어들로부터 주목받았다. NEC, 미쯔비시 등 일본 업체는 기술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가 열린 RAI전시장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독자적 디지털 사이니지 플랫폼인 '삼성 스마트 사이니지 플랫폼 2(SSSP2)' 를 공개하며 삼성의 B2B 전략과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통해 삶이 발전적으로 변화될 미래를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SSSP2는 와이파이 모듈을 내장했으며 세계 최초로 쿼드 코어 SoC(System-On-Chip)를 적용하는 등 혁신을 가미한 플랫폼이다. 기존 플랫폼에서 필수적이었던 PC 활용도를 낮춰 디스플레이가 주는 가능성을 극대화했다. 삼성전자는 강화된 플랫폼을 올해 대부분의 LFD 제품에 적용해 이를 기반으로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선우 삼성전자 구주총괄(부사장)은 "B2B를 통한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우리가 다음에 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토탈 솔루션으로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수량 기준으로 220만대, 매출기준으로는 37억5,700만달러였던 LFD 시장이 오는 2017년에는 443만대, 73억3,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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