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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성장률전망치 상향] "금리인상 불씨 되살아날까" 긴장
입력2000-06-27 00:00:00
수정
2000.06.27 00:00:00
[美성장률전망치 상향] "금리인상 불씨 되살아날까" 긴장최근 미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각종 경제지표가 계속 발표된 가운데 빌 클린턴 미 행정부는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27~28일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인데 미 행정부에서 성장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금리정책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일단은 이번 FOMC에서의 금리인상은 없겠지만 오는 8월22일의 FOMC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FOMC를 하루 앞둔 26일 클린턴 대통령은 연방관리예산국(OMB)의 반기예산보고서 내용을 미리 공개하면서 미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3.9%, 내년에 3.2%수준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OMB는 지난 2월에 올해 성장률은 2.9%, 내년은 2.6%일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불과 4개월만에 0.6~1%포인트씩 상향 조정한 것이다. OMB는 또 앞으로 10년간 평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월의 2.7%에서 3%로 올렸다.
이처럼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10년까지 미 정부의 예산흑자가 1조8,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클린턴대통령은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 7,460억달러의 2배를 넘는 규모다.
다음주 월요일에 공식 발표될 예정인 OMB의 반기예산보고서를 미리 공개한 것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을 측면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예산흑자분의 용도를 놓고 앨 고어 부통령은 의료복지사업의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 지사는 세금감면을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현재 클린턴행정부가 내놓은 의료복지사업 확대방안을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가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클린턴행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날 예산흑자분이 더 커질 것인 만큼 공화당측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결혼한 맞벌이부부의 조세감면폭을 늘리면서 의료복지사업도 확대하자고 의회측에 제안했다. 앨 고어부통령의 선거공약을 간접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클린턴은 이날 성장률 상향조정의 주된 요인이 생산성 향상이기 때문에 물가상승압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종전의 2.3%에서 3.2%로 크게 높였다. 전망치 상향의 근거는 전적으로 원유가 상승때문이라고 OMB는 설명했다.
문제는 이처럼 미국 경제성장률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착륙(물가상승 및 경기침체를 불러오지 않을 정도로 서서히 경제성장속도가 줄어드는 것, 소프트랜딩)에 성공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클린턴 경제자문회의 의장인 마틴 베일리는 이날 『당분간 경기침체가 나타날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경기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의 성장속도가 정말로 둔화되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여전히 실업률이 4.1%수준으로 30년래 최저치인데다 각종 물가가 꿈틀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원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등 경기과열의 후유증이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는데 막상 미국 경제는 충분히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근 경제지표덕분에 이달의 FOMC에서는 일시 휴식을 취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금리인상 행진을 멈추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페인웨버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모리 해리스는 작년, 재작년에도 2·4분기에는 경기둔화조짐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많이 나왔었다고 지적한다. 최근 경제지표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실제 내용보다 과장된,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우려가 적지않은 상황에서 클린턴 행정부가 덜컥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까지 올려버리는 바람에 그린스펀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진 실정이다. 모리 해리스는 이번 FOMC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에 금리인상은 없겠지만 회의후 성명을 통해 인플레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6~7월 지표가 뚜렷한 경기둔화를 보여주지 않는 한 8월22일의 FOMC에서는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9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경제성장률은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어 더욱 공격적인 금리정책이 구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27~28일의 FOMC와 관련, 금리인상여부보다도 회의후 발표될 성명이 어떤 내용을, 어떤 뉘앙스로 담아내는지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뉴욕=이세정특파원 BOBLEE@SED.CO.KR
입력시간 2000/06/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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