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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北美 등 전세계 여파 가시화
입력2003-04-24 00:00:00
수정
2003.04.24 00:00:00
정구영 기자
中, 물가 폭등…전시체제 돌입 속세계 경제 감원 및 소비 위축 등 악순환
중국에서 시작돼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는 사스 공포가 전세계를 동반 경제 침체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3월말 사스 발병 규모와 위험성을 은폐 왜곡해온 중국 정부는 사스 위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24일 베이징을 봉쇄하는 등 사실상 전시체제에 돌입했다.
또한 중국발 사스 공포는 이제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경제를 넘어 미국 캐나다 등 바다 건너 경제권에도 가시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세계 경제 관련 기관들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 이라크 전쟁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휘청거리는 세계 경제가 사스 여파로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 물가 폭등…전시체제 돌입= 중국정부는 최근 사스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베이징에 진입하는 대부분 도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또 야채와 식료품에 대한 시내 반입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소값이 50% 이상 폭등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이 식료품과 일용품의 사재기에 나서면서 가격 폭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처럼 사스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중국 정부는 `철낭자`로 불리는 우이(吳儀) 부총리를 사령탑으로 사스 통제 지휘본부를 만들고 격리 대상을 확대하는 등 사실상 전시상태에 돌입했다.
중국과 맞닿아 있는 홍콩 정부는 23일 사스 확산으로 인한 경제 타격을 보완하기 위해 118억 홍콩달러(15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 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경기 부양책은 과도한 재정적자로 고전하고 있는 홍콩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홍콩의 재정적자는 GDP의 5%를 넘는 700억 홍콩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24일 홍콩의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재 피치는 홍콩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매기고 있다.
◇미국 등 전세계 사스 영향권 진입=중국과 홍콩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도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피해의 폭풍권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3일 공개한 베이지 북에서 사스로 인한 샌프란시스코와 댈러스 등의 관광산업 타격을 우려했으며, 미 항공수송협회(ATA)도 태평양 노선의 매출 감소가 40%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미국 기업들은 아시아 지역에 대한 출장과 비즈니스 협의를 줄이고 있는데, 이는 감원과 함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사스 창궐 지역에서 생산되는 부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경우 공장들은 가동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캐나다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토론토를 여행금지 권고지역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캐나다의 올 2ㆍ4분기 GDP 성장치는 1~1.5% 하향 조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제 관련 기관, 각국 성장률 일제 하향 조정= 세계은행을 위시해 경제협력기구, 아시아개발은행 등 유수 경제예측기관들이 일제히 사스 여파로 세계 각국의 경제 성장률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24일 반기 보고서를 통해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5%에서 5.0%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세계 경기 장기 침체에다 사스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7.5%)보다 0.5%포인트, 도이치방크는 0.1%포인트 각각 하락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으며, IMF는 사스가 3개월간 지속되면 중국의 성장률이 0.2%포인트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도 지난 11월 당시 5.5%에서 4.9%로 하향 조정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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