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 우리은행장이 예금보험공사의 투자은행(IB) 담당 부행장 징계 요구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우리은행에 서브프라임 모기기 관련 투자 손실의 책임을 물어 홍대희 IB 담당 부행장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홍 부행장은 사실상 우리은행의 IB 조직을 만들고, 발전시켜온 ‘일등 공신’으로 평가된다. 그래서 박 행장은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은 IB에 달려 있다”며 홍 부행장을 비롯한 IB 조직에 대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서브프라임모기지와 관련해 큰 손실을 보긴 했지만 파생상품 투자분야에서는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앞서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행장은 특히 올 1월 전국 부부장급 이상 임직원 3,000명 이상이 모인 ‘2008년 경영전략 회의’에서 “IB 부문은 인재와 경험이 중요하다”며 다른 부서가 IB 파트를 적극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또 올해 IB분야의 수익 목표도 지난해의 4,000여억원에서 1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박 행장은 징계가 불가피한 IB 부문의 동요를 어떻게 최소화하며 성장 목표를 달성해 나갈지 고민하느라 밤잠까지 설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행장은 24일 “예보와의 경영개선 양해각서(MOU)상 징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지만 IB 사업은 인재를 중요시하고 적극적인 투자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예보의 조치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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