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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 내린 국정운영 시스템
입력2005-05-31 18:02:06
수정
2005.05.31 18:02:06
청와대, 원칙과 시스템외면 난맥 자초<br>유전게이트·행담도 의혹 갈수록 눈덩이<br>수도권공장 신증설 허용놓고 오락가락<br>경제, 갈수록 악화 '일본형 불황' 눈앞
무너져 내린 국정운영 시스템
청와대, 원칙과 시스템외면 난맥 자초유전게이트·행담도 의혹 갈수록 눈덩이수도권공장 신증설 허용놓고 오락가락경제, 갈수록 악화 '일본형 불황' 눈앞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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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영 시스템이 혼돈을 거듭하면서 빨간불이 켜진 한국경제도 이대로 주저앉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청와대는 물론 경제관료ㆍ여야 정치권이 총체적으로 시스템 부재양상을 노출시켜 정치ㆍ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행담도 개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와대와 그 직속위원회의 의사결정과정, 업무수행이 제도나 시스템에 의하지 않고 특정인사에 집중되는 코드인사ㆍ인치(人治)의 부작용을 그대로 드러낸 게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의식과 시스템의 개혁이 전제되지 않는 한 국정 난맥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노무현 대통령이 서남해안개발사업을 정찬용 전 인사수석에 맡겼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몇 차례 보고 받고 논의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가 개발사업과는 관계가 없는 인사수석에게 서남해안개발사업을 맡긴 것은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부적절한 업무 분담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게다가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은 행남도 개발의 불가피성을 설파하면서 "호남이 있었기에 오늘의 민주화가 가능했던 만큼 국민이 나서서 호남을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인사들의 이 같은 언급은 서남해안 개발 등 대형 국책사업이 경제적 논리 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기획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경제가 허덕거리면서 일자리 창출이 부진한 가운데,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ㆍ증설 허용 문제는 지역간 갈등의 심화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약간의 조정을 통해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설)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를 집중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은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당정간의 불협화음도 계속 들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경제 관료들은 오히려 아마추어리즘에 빠져 국민에게 솔직한 경제실상을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정치권의 눈치보기에 바쁘다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은 각종 게이트와 밥그릇을 의식한 소모전을 지속하고 있고 산적한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할 임시국회를 앞둔 여야는 상임위원회 정수조정 문제를 둘러싸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국정 난맥상이 계속되면 우리 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각종 지표는 올 초에 품었던 경기 낙관론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비관적이다. 지난 1ㆍ4분기 성장률이 2%대에 머무르면서 올 5% 성장에 대한 기대는 이미 물 건너 갔다. 한덕수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대로 자칫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의 문턱에 들어설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정 난맥상을 극복할 대안으로'이념의 재정립'과 '강력한 화합형 리더십'을 꼽았다. 편가르기식 논쟁에서 벗어나 국민의 삶에 봉사할 수 있는 실용주의적 이념을 중심사고로 삼으라는 주문이다.
입력시간 : 2005/05/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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