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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변수 안정이 관건
입력2003-01-13 00:00:00
수정
2003.01.13 00:00:00
김현수 기자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북핵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까`
한ㆍ미 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어닝시즌(Earning Season)에 돌입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발표로 쏠리고 있다. 특히 북핵 문제가 더 나빠질 가능성보다는 대화를 통해 해결될 확률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은 북핵 문제보다는 기업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종합주가지수가 19.70포인트 오르며 640선을 회복한 것도 이런 기류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북핵 위기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 선언으로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상황이 돼 추가악재로서의 영향력이 약하다며 14일 발표되는 미국 인텔 실적이 향후 장세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것도 북핵위기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오는 16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도 시장의 관심사다. 예년처럼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증시에 모멘텀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 실적발표를 계기로 실적에 따른 기업별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국내외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예상실적이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올해 1ㆍ4분기 예상실적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지나간 4분기 실적보다는 증시수급 개선과 함께 새로운 실적모멘텀이 마련돼야만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닝시즌 돌입과 함께 14일 인텔 실적발표 최대관심=국내외 증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14일의 인텔 실적발표다. 미국에서는 13일 램버스를 시작으로 인텔(14일)ㆍ애플컴퓨터ㆍ야후(15일), 마이크로소프트(MS), AMD 등 줄줄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에서도 16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포스코ㆍ네오위즈ㆍ다음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SK증권이 거래소 141개, 코스닥 44개 등 총 185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업종은 성장세를 이룬 반면 금융ㆍ건설ㆍ비금속광물 등 비IT 업종은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전문가별로 분석이 엇갈린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어서야 어닝서프라이즈가 가능한데 이를 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2조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하는 포스코는 철강가격 인상에 따라 영업이익이 7.6%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국내외 기업들의 분기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되면서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경우 금융ㆍ반도체 통신장비 등을 중심으로 예상치보다 실적이 악화되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인터넷서비스ㆍ전자상거래ㆍ자동차ㆍ소매관련 업종은 애널리스트의 전망치를 웃돌면서 강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도 큰 폭의 등락을 보일 것이란 예측이다.
◇추가상승 이끌 어닝서프라이즈는 쉽지 않을 듯=증권 전문가들은 국내기업 4분기 영업이익은 전체적으로는 전분기 대비 감소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개별 기업별로는 어닝서프라이즈가 가능해도 시장 전체적으로는 모멘텀을 만들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기업 실적발표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석중 교보증권 상무는 “이번 4분기 실적발표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어닝 서프라이즈가 개별 종목에 나타날 수는 있어도 시장 전체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증권 신성호 이사도 시장 전체적인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미국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소폭 늘 것이란 예측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 이사는“북핵ㆍ이라크전쟁 등 대외변수가 안정돼야 시장이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며 “개별기업별로 실적발표가 모멘텀이 될 수 있지만 북핵 문제 등이 아직 진행형이기 때문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1ㆍ4분기 예상실적 더 중요해=전문가들은 지난해 4분기 실적보다 올 1분기 예상실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호전이 올해로 이어 질 수 있느냐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세계 IT경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인텔의 지난해 4분기실적뿐 아니라 올해 1분기 예상실적 발표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심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행이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다소 나아지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예상치보다 조금이라도 나빠질 경우엔 `급락`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국계증권사 지점장은 “삼성전자ㆍ포스코 등 한국우량기업의 실적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는 한국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 IT기업의 실적발표”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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