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재정위기 등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악재가 서서히 해소되면서 1ㆍ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실적장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실적개선 업종 및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 실적이 주된 변수로 떠오를 듯=16일 코스콤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3.35% 오른 1648.01포인트로 마감했다. 등락은 있었지만 미국의 경기지표가 다소 호전되고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자 주가가 전반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악재가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업 실적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조만간 주식시장에서 1ㆍ4분기 실적이 핵심적인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대외변수의 영향이 줄어들고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기업의 실적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업종 중심으로 실적개선 추세=증권업계 전문가들은 1ㆍ4분기에는 내수업종 중심으로 실적개선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보다 올해 1ㆍ4분기 실적(매출액ㆍ영업이익ㆍ순이익)이 개선되고 오는 2ㆍ4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은 통신업ㆍ화학ㆍ음식료품ㆍ은행 등이다. 실제 화학업종에 속한 32개 종목의 1ㆍ4분기 예상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은 지난해 4ㆍ4분기 대비 각각 1.04%, 104.01%, 1,624.3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음식료품업종에 속한 12개 업체의 1ㆍ4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도 각각 9.10%, 221.20%, 8,467.08%나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 속도가 예전만큼 빠르지는 않지만 회복 추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 소비지표가 개선되면 국내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내수 관련 종목이 관심권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자동차 등에도 관심 가져야=실적 시즌을 앞두고 반도체ㆍ자동차 등 간판 수출업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선ㆍ자동차 업체가 포함된 운수장비업종은 올 1ㆍ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각각 12.67%, 30.27%, 9.6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IT업체들이 포함된 전기전자업종도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1ㆍ4분기에 15.20%, 4.61% 상승하지만 매출액은 오히려 3.9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치상으로는 내수업종에 비해 실적 상승률이 좋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수치보다는 현재 수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수출 업종이 큰 테마로 부상할 것"이라며 "올해 전체를 놓고 봤을 때 IT나 경기소비재 분야의 실적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중현 연구원도 "내수보다는 수출이 국내 경기의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이라며 "반도체와 수주가 재개된 조선업체, 철강업종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