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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새패러다임을 찾아서] 2. 월가의 사이버 혁명

최근 대형 증권사에서 젠킨스씨같은 사례가 빈발하고있다.전직이 일상화한 미국에서 놀랄 일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메릴린치의 인원감축 사례가 쩍 늘고있다. 이는 지난해 6월 메릴린치가 온라인 브로커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기존 메릴린치의 주식 중개수수료는 평균 1,000주당 평균 200달러. 이중 절반 가량이 브로커 몫이다. 사이버증권사인 E-트레이드의 14달러보다 14배가 넘는다. 메릴린치는 내부의 고비용 구조와 저렴한 중개수수료 사이에서 격심한 갈등을 겪고있는 것이다. 뉴욕 월가는 증권투자를 중개해주는 투자회사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살로만스미스바니 모건스탠리 레만브라더스 등의 투자은행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은밀하게 담합, 세계 최대의 증시를 이끌고 나아가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예탁자산의 3~5%의 수수료를 받아, 연봉 100만달러가 넘는 펀드매니저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같은 월가의 투자 카르텔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몰아닥친 사이버시장으로 위협받고있다. 급격한 신장세를 보이고있는 온라인 브로커집단의 선두주자는 찰스 스왑과 E-트레이드, DLJ디렉트 등이다. 99년 6월말 현재 온라인 브로커의 고객 자산규모는 4,200억달러, 구좌수는 730만개로 1년전에 비해 각각 2배로 늘었다. 온라인 거래비중도 97년초 8%에서 99년 15%를 넘어섰다. 온라인 브로커들은 저렴한 수수료와 인터넷을 통한 양질의 투자자문, 풍부한 정보제공을 통해 기존 주식중개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해 나가고 있다. 메릴린치같은 대형 증권사들은 수수료 파괴로 대변되는 사이버물결앞에서 변화를 강요당하고 있다. 사이버증권사인 DLJ디렉트의 글렌 텅 사장은『지난해 사이버증권사들의 예탁자산 증가분이 대형 증권사들의 예탁자산감소분과 대동소이하다』며 『사이버시장쪽으로 급속도로 자금이동이 일어나고있다』고 말했다. DLJ디렉트는 신규자금뿐 아니라 사업확장으로 신규인력을 대거 채용하면서 지난 4월 400명에 불과하던 인원이 최근 85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미 최대투신사인 피델리티의 로저 서비슨 부사장은 『지난 75년 수수료 자유화 이후 대형 증권사들은 담합체제를 구성해 적정 수수료를 유지해왔으나 사이버시장의 부상으로 2차 빅뱅을 맞고있다』고 말했다. 99년 미국 일반인들이 찾는 뮤추얼펀드도 사이버증권사, 이른바 E-브로커에의해 잠식당하고 있다. 99년 뮤추얼펀드에 유입되는 자금량이 98년에 비해 40%나 줄어들었다. 줄어든 자금규모는 금액으로 1,000억달러에 이르는데, 이 자금이 온라인 브로커 회사로 넘어간 것이다. 온라인 브로커들은 사업 다각화에 나서 은행, 보험, 투신 전부를 다루는 종합 디지털 뱅크로 전환하고 있다. 이른바 유니버설뱅킹의 디지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사이버시장의 특성을 이용해, 세계 각국 증권시장에 손을 뻗치고있다. DLJ디렉트는 계열사인 악사와 얼라이언스캐피털로부터 각각 보험과 투신상품의 인터넷 판매를 추진하고 모회사인 투자은행 DLJ로부터 기업공개(IPO)까지 디지털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있다. 동사는 이와함께 지난해 영국, 일본에 법인을 설립했고 올해 프랑스, 독일, 홍콩에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6월초 E-트레이드도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서 온라인 은행업을 하고있는 텔레뱅크와 18억달러 규모의 합병을 성사시켰다. 이어 온라인 투자은행인 E-오퍼링사의 지분 28%를 매입하는 등 뮤추얼펀드에서 증권거래, 상업은행을 포함, 투자은행 영역까지 포함하는 종합 금융회사로의 변신을 재촉하고 있다. 온라인 거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 기존 거래소의 중개기능까지 허물고 있다. 이른바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사이버거래소(ECN)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ECN이 아직까진 기존 거래소의 보완시장으로 남아있지만 앞으로 대체시장으로 급부상할것이란데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이에따라 가능한한 많은 사이버거래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여러개 ECN에 중복투자하는 사례가 다반사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옵티마크 프리멕스 브루트 아키펠라고 등 4개 ECN에 지분을 참여하고 있고 DLJ는 스트라이크와 레디북에 참여하고 있다. NYSE와 나스닥은 ECN시장에 맞서 새벽과 야간으로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급변하는 증시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회원제인 현 시스템을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물리적 공간과 시설을 필요로 하는 증권거래소들은 개장 시간 연장을 위해 준비 과정이 필요하지만, 사이버 공간을 시장화한 전자거래 네트워크, 즉 ECN들은 이미 24시간 거래체제를 구축했다. 이미 ECN의 선두주자인 인스티넷에는 NYSE와 나스닥시장이 열리지 않는 새벽이나 저녁시간대에 주식을 선취매하려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미국은 수년전부터 시장의 힘에 의해 은행, 증권, 보험간 업무장벽이 허물며 금융기관의 덩치와 상품경쟁력을 키워 국제시장 장악의 채비를 완료했다. 이제는 인터넷 혁명으로 사이버시장의 중심과 주변부가 갈리며 미국 자본시장은 또한번 변신의 몸부림을 치고있다. 뉴욕=이병관기자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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