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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化·상품 재배치로 매출 껑충

['작은소비'가 지역경제 살린다] <상> 나들가게-골목상권 '부활의 날갯짓'<br>2012년까지 1만개 오픈<br>절전형 LED 간판으로 교체<br>바코드 시스템 구축 박차



서울 목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A사장은 요즘 하루가 다르게 곤두박질치는 매출 걱정에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근처에 롯데슈퍼의 '마켓999'가 들어선 뒤 손님이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하루하루 가게를 꾸려가기 힘들어졌을 정도다. 최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전국 각지에 우후죽순처럼 만들어지면서 서민경제의 실핏줄인 동네 상권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원에 따르면 165㎡(50평) 이하의 영세 슈퍼마켓은 2003년 10만4,000여개에서 지난해 7만9,000여개로 2만5,000개(24%)나 줄어들었다. 반면 대형마트의 점포수는 같은 기간 248개에서 412개로, SSM은 234개에서 695개로 각각 불어나 대조를 이루고 있다. 대기업 점포가 동네 손님들을 싹쓸이하면서 소형 슈퍼마켓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2007년 처음으로 10%대가 붕괴된 이후 줄곧 하락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배달수 니치마켓연구소장은 "기업형 슈퍼마켓의 무차별적인 골목상권 진출이 영세 슈퍼업체에 직격탄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크고 작은 분쟁이 생기면서 유통시장에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의식해 서민경제를 살리고 자영업자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잇따른 지원방안을 내놓는 등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중기청은 지난해 10월 '중소유통체계 혁신방안'을 마련, 공동구매 시범사업과 소매업 조직화 사업을 진행하는 등 전방위 활성화방안을 펼치고 있다. 이중 영세슈퍼를 현대적인 점포로 탈바꿈시켜 자체 경쟁력을 길러주는'나들가게'의 경우 대표적인 지원사업으로 일선 슈퍼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정부는 일단 2012년까지 모두 1만개의 나들가게를 연다는 목표를 세우고 착실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는 현대식 동네슈퍼를 SSM의 확실한 대항마로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올해의 경우 2,400개의 나들가게를 오픈할 계획이며 9월부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기존 간판보다 우수한 절전형 LED 간판을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LED 간판 교체는 옥외광고물조합 연합회를 통해 일관 주문해 점포당 200만원의 비용으로 시설을 교체할 수 있게 배려했다. 중기청이 동네 슈퍼마켓의 브랜드와 상품 배치 등의 효율성을 높여줌에 따라 점포당 매출이 늘어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에 있는 중앙하이퍼마트의 경우 나들가게로 리모델링한 뒤 하루 매출이 7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15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곳은 인근에 300평 이상의 SSM 점포들이 대거 입점해 있는 최대 격전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있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는 일선 점주들의 수요가 당초 예상을 뛰어넘자 연말까지 당초 2,000개의 나들가게를 열기로 했으나 400여개를 추가로 확대 오픈하기로 했다. 또한 점포에서 바코드 스캔과 동시에 안전위해상품 정보를 인식하게 만드는 '위해상품정보 통합관리시스템'도 구축해 나들가게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양봉환 중기청 소상공인정책국장은 "소매점포 현대화를 위한 나들가게는 4개월 가량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개점 점포수만 1,200개를 넘어섰다"며 "나들가게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매출도 덩달아 뛰어오르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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