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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5일 국내 석유업계의 시선이 서울 삼성동 코넥스에서 열린 제4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쏠렸다. 이날 행사에서 S-Oil은 '200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S-Oil을 내수기업으로 인식해온 기존 인식을 깬 것이다.
1976년 설립된 S-Oil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지닌 정유회사로 꼽힌다. 매년 생산물량의 60% 이상을 수출하는 등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성공신화를 써내려 가고 있다.
S-Oil의 경쟁력은 선도적 기술투자에서 나온다. 1990년대 초반부터 1조원 이상을 투자, 저가의 중질유를 높은 가격의 경질유로 전환하는 고도화 시설을 갖췄다. 고도화 시설이란 원유 정제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낮은 가격의 중질유를 재처리, 휘발유ㆍ경유ㆍ항공유 등 고가의 제품으로 바꾸는 설비다. 이는 석유화학 부문도 마찬가지. 3년간 1조3,000억원을 투자한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2011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생산능력을 기존 70만톤에서 180만톤으로 키운 온산공장은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자일렌 시장의 확대시기에 맞춰 같은 해 4월 본격 가동됐다. 이 같은 투자로 신규 생산물량이 늘면서 석유화학 부문의 2011년 매출액은 2010년과 비교해 127%가량 늘었다. 지난해에도 23% 증가한 4조2,970억원을 기록했다.
S-Oil 관계자는 "선도적인 시설투자는 수출 증가로 이어졌다"며 "매년 전체 정유와 윤활기유, 석유화학 부문 생산량의 60%가량이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의 경우 전체 생산물량 가운데 65%가량이 해외시장에서 판매돼 수출금액이 22조1,859억원에 이른다"며 "수출 중인 국가만도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등 40여개국으로 수출 판로를 확대하고자 앞서 싱가포르에 이어 중국 상하이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지사를 설립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적 위상도 한층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기업에서 당당히 371위에 이름을 올린 게 대표적인 예. 2007년 491위를 거쳐 2009년 441위, 지난해 383위에 오르는 등 매년 순위가 크게 오르고 있다.
증권업계도 S-Oil에 긍정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서 2ㆍ4분기 계절적 비수기와 환율 여파로 실적이 다소 주춤했으나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강세와 환율하락 등으로 다시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승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3ㆍ4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271.2% 늘어난 3,696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7월 들어 유가가 오르는 추세인데다 정유 부문에서 정제마진 역시 휘발유를 중심으로 강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화학 부문 역시 계절적 성수기 도래로 성장이 기대된다"며 "유가 안정이 이익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국제유가의 강세에 더해 휘발유 중심의 계절적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며 "석유화학 부문은 설비보수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윤활기유 부문은 시황과 마진 개선으로 실적 향상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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