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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GM독 폴크스바겐/「산업스파이」 분쟁 타결
입력1997-01-11 00:00:00
수정
1997.01.11 00:00:00
김인영 기자
◎“배상금 1억불·7년간 부품 10억불 매입”/폴크스바겐 제안에 GM 민사소송 취하【뉴욕=김인영 특파원】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와 독일 폴크스바겐이 지난 4년 동안 자국 자동차 산업의 자존심을 걸고 싸워온 산업스파이 사건 민사소송이 새해들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두 자동차 회사는 9일 공동성명을 발표, 폴크스바겐이 1억 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앞으로 7년 동안 10억 달러 상당의 부품을 사는 조건으로 GM이 폴크스바겐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또 폴크스바겐의 페르디난트 피히 회장과 GM의 존 스미스 회장이 서로 그동안 쌓인 감정을 풀고 사과의 뜻을 담은 서신을 교환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 자동차메이커인 두 회사 사이에 감정의 골이 패인 것은 지난 93년 3월 GM 북미지역 구매담당 이사였던 호세 이그나시오 로페스씨가 폴크스바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였다. 이에 GM은 폴크스바겐에 인력스카웃을 하지 말 것과 로페스 일행을 되돌려 줄 것을 요구했다. 물론 폴크스바겐은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로페스의 집에서 GM의 생산비용과 제작기술에 관한 수천 페이지의 자료와 디스켓이 발견됐다. GM은 폴크스바겐이 로페스를 스카웃하면서 GM의 비밀정보를 빼돌렸다며 비난했고, 폴크스바겐은 GM의 증거가 조작됐다고 맞받아쳤다.
두 회사간의 스파이논쟁은 공개적이고 감정적으로 흘렀다. 독일 검찰이 나섰고, 미국 법무부도 로페스를 조사하겠다고 나왔다. 폴크스바겐은 독일 검찰의 관할권을 주장했고, 미법무부는 그러면 공동으로 조사하자고 나왔다.
GM은 지난해 3월 산업스파이 혐의로 폴크스바겐을 민사소송을 걸었고, 형사사건을 맡고 있던 독일 검찰은 로페스와 그의 동료 3명을 기밀유출 혐의로 기소했다. 평행선을 긋던 두 회사의 법정분쟁은 폴크스바겐이 지난해말 로페스를 해고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리고 두회사 협상단이 양국을 오가며 화해를 모색, 오랜 분쟁을 타협으로 이끌어낸 것이다.
이번 합의로 양사간의 민사소송을 해결됐지만, 로페스씨와 그의 동료에 대한 독일 검찰의 형사소송은 그대로 진행된다. 미국 법무부도 로페스 일행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뜻을 분명히 하고 있어 형사소송에 관한 양국 정부간 해결을 숙제로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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