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도 엔지니어들이 글로벌 테크 기업의 심장부로 속속 진출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 기술자들은 1970년대부터 미국에 진출해 40년 만에 글로벌 IT 기업의 주류 세력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도 인도 대학생은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고 미국 진출을 늘려나가고 있어 인도 엔지니어의 입김은 더 세질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 엔지니어들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시스코, 인텔, 페이스북 등 IT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주요 임원으로 하나 둘씩 임명된 데 이어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최연소 임원자리에 오르는 등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인도 IT 인력 가운데 가장 주목 받은 인물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그는 지난 2월 스티브 발머의 뒤를 이어 MS의 수장이 됐다. 인도 엔지니어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셈이다.
지난 10월에는 구글이 선다 피차이 부사장을 실질적인 '2인자'로 임명하면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입사 10년 만에 비즈니스 대부분을 책임지는 자리에 오르면서 래리 페이지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지목됐다.
삼성전자도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인도 엔지니어를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1981년생으로 33세인 프라나브 미스트리는 인도 공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미국 MIT에서 공부했다. 그는 가상기술 프로젝트 '식스센스'를 발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고,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기술을 책임질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인도 엔지니어들은 물밑에서 미국 기업들의 기술 개발을 상당 부분 주도해 왔다. 실제로 USB의 표준을 만든 아바 바트는 인도 엔지니어의 선구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인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으로 건너와 인텔의 최고 클라이언트 플랫폼 기술자 자리에 올랐다.
또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를 개발한 비노드 다함도 선구자 중에 한 명이고, 초기 웹서비스 플랫폼인 핫메일(Hotmail)을 개발한 사비틀 바티아도 인도 엔지니어다. 패드마스리 워리어 시스코 CTO도 모토로라에서 23년을 일하는 등 미국 IT 기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빅 건도트라도 구글 플러스 소셜 네트워크를 만드는 등 인도 엔지니어들은 글로벌 IT 기업 기술 분야 곳곳에서 활약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인들은 1970년대부터 미국으로 몰려갔고, 지금도 인도 대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에 취직을 준비한다"며 "페이스북이 발표한 히트 맵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 중 페이스북 앱 개발자가 1만 명이 넘는 곳이 인도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 내에서는 "직원만 있고, 창업자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