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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대론 안된다] 3. 허술한 관리·감독

뛰는 탈법에 기는 감독… '벤처젖줄' 정체성 상실"벤처기업의 젖줄이라는 코스닥이 거래소시장과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오히려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의 아류시장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코스닥시장만의 정체성이 없는 점이 현재 위기의 핵심입니다." 증권 관련기관에서 20년 가까이 증시를 지켜본 J팀장은 코스닥시장이 이미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꼬집었다. 코스닥위원회의 등록요건 강화로 일반기업이 대거 코스닥에 진출하고 있는 반면 벤처기업은 매우 높은 탈락률을 보이는 등 코스닥이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시장이라는 말을 무색케 하고 있다. 또 시장 관리ㆍ감독기관들은 '투기판' '머니게임'으로 변질된 코스닥시장에서 온갖 탈법과 편법을 일삼는 '금융기술자'들에게 번번이 당하고 있다. 불공정거래를 1차적으로 감시해야 할 감리기능도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 금융감독원 역시 늑장조사로 작전세력들에는 종이호랑이다. 한마디로 코스닥시장은 비전ㆍ관리ㆍ감독이 없는 '3무' 상태에 빠져 있다. ▶ 코스닥, 정체성이 없다 올들어 코스닥기업들의 '거래소 엑소더스'가 벌어지고 있다. 올들어 거래소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 10여개에 이른다. 이전 사유는 간단하다. 시장이 침체된데다 투자자들의 신뢰마저 잃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대해 코스닥증권시장은 여러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벤처기업이 아닌 시가총액이 큰 일반기업들의 유치에 나서고 심지어 거래소로 이전하는 코스닥기업에 수수료 부과 등을 검토한 것. 시장의 매력을 높여 우량 벤처기업을 유치하려는 노력보다는 시장이 싫어 떠나는 기업의 발목을 잡으려고 한 셈이다. 코스닥시장을 거래소시장과 차별화된 시장으로 만들려는 노력과 비전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노희진 증권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은 재벌경제의 폐해를 막고 국가경제를 발전시키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이라며 "코스닥은 벤처기업 등이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곳이며 투자자들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 엉성한 시장관리 대부분의 증권사 코스닥 시황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코스닥은 수급이 깨졌다"고 지적한다. 지난 98년 331개이던 등록기업수가 현재 842개로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퇴출은 거의 없고 신규 등록기업이 쏟아져 코스닥시장을 짓누른다는 진단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코스닥위원회는 항상 "아직까지는 소화 가능하다"고 강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입장벽을 높여 등록기업수를 줄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코스닥 문을 좁히자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이 고사위기에 처했다. 이와는 달리 퇴출돼야 할 부실기업들이 여전히 시장에 남아 머니게임에 악용되는 등 시장의 질과 투명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이와 함께 코스닥위원회는 코스닥기업의 불법ㆍ탈법행위에 대해 솜방망이 제재로 일관,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코스닥위원회는 7월 발생한 이코인의 위장지분 사건에 대해 경고조치만 했다가 비판이 일자 공시강화란 미봉책을 내놓았다. 또 일부 최대주주들이 예약매매를 통해 보호예수제도를 유명무실화하고 있는 데도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 불공정거래 감시도 허술 델타정보통신 사건이 터지자 코스닥증권시장은 주가가 급락세를 보인 HㆍJㆍY사 등 일부 종목에 대해 무더기 조회공시 요구를 했다. 이들 종목은 주가급락 전 주가가 폭등해 작전설이 파다했던 종목이었다. 그러나 증권업협회 감리부는 이들 종목에 감리조차 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역시 작전세력에는 그리 무서운 대상이 못 된다. 시세조종 혐의를 잡는 데만 1년 가까이 걸려 '한탕하고 튈 수 있는' 여유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증권가에는 '성공한 작전'의 무용담이 공공연하게 나돌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부티크의 한 관계자는 "99년과 2000년에 벌어진 S사ㆍE사의 작전신화는 누구나 다 아는 얘기"라며 "진짜 선수들은 흔적도 없이 깔끔하게 작전을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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