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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년이 주는 교훈
입력2004-01-13 00:00:00
수정
2004.01.13 00:00:00
1884년 갑신년(甲申年)은 매우 혼란스러운 해였다. 당시 우리나라는 외세의 위협으로 사회적 불안이 커져가는 가운데 개혁의 방향과 속도에 대한 논란으로 정치적 대립 또한 격화되고 있었다.
이때 개혁의 속도에 불만을 품고 있던 급진 개화파가 마침내 10월17일 우정국 개설 피로연에서 정권의 주요 인사들을 제거하고 국정을 장악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훗날 갑신정변(甲申政變)이라고 불리는 사건이다. 이후 이들은 문벌타파, 조세제도 개혁 등 일련의 개혁을 시행하려고 했으나 청나라가 군대를 파견하고 청나라와의 충돌을 두려워한 일본이 군대를 철수시키면서 `3일 천하`는 막을 내린다. 외세 의존과 내부적인 반목이 다시 한번 근대화의 꿈을 좌절시킨 안타까운 순간이다.
그로부터 120년이 지나 2004년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오늘날 우리는 그때에 비해 몰라보게 달라졌다. 더이상 국제정세에 어둡지 않으며 놀라운 경제성장을 통해 남부럽지 않은 나라가 됐다. 근대사의 아픔이 준 교훈을 잊지 않고 세계사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돌이켜보면 광복 이후 우리 국민 모두는 스스로가 하루빨리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어느 누구도 변화의 물결을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즈음 상황을 보면 다시 120년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간 듯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서구사회를 뒤쫓기 위해 개혁이 필요했던 당시의 상황과 국제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개혁해야 하는 오늘의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우리의 국제경쟁력을 위협하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기술격차를 확대시키고 있다. 자칫 다시 3류 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는 개혁의 속도와 방법에 대한 대립, 정치적 혼란 등으로 인해 변화의 물결에서 점차 뒤처지고 있다. 일인당 소득수준이 1만달러에서 정체된 지난 95년 이후 우리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못한 것이다.
지금은 우리 사회와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 다시 근대사의 교훈을 생각해야 할 때다. 더이상 지체하다가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할지도 모른다. 세계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며 대립과 반목이 지속됐을 때 어떠한 불행이 닥칠지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흐르지 않는 물은 썩기 마련이다.
<강석인 한국신용정보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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