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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할부사 사실상 개점 휴업
입력2003-07-08 00:00:00
수정
2003.07.08 00:00:00
최원정 기자
경영난이 심각해진 중소형 할부금융회사들이 사실상의 개점 휴업 상태에서 영업라이선스를 반환하거나 대부업으로의 사업 전환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할부금융사들이 여신전문금융회사 등록신청을 철회하거나 주력 사업을 고금리 대출쪽으로 바꾸는 등 할부사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포기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할부영업이 어려운데다 은행권과 카드업계에서 주택할부와 신용대출 등 중소형 할부사의 영역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금리 대출상품을 내놓거나 대출중개영업을 통해 수수료를 받는 등 사실상 `대금업`에 주력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택금융 전문업체인 뉴스테이트캐피탈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여신전문사 등록 철회 신청을 낸 상태다. 뉴스테이트캐피탈은 지난 99년 영남주택할부금융을 인수해 주택할부금융 영업에 공격적으로 나섰으나 은행권이 엄청난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방출하면서 영업기반이 무너졌다. 이 회사는 여신전문사의 업무 범위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등록을 철회하고 자금 조달능력과 전국적인 영업망을 바탕으로 고금리 대출과 대출중개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쌍용캐피탈은 소비자금융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GE캐피탈과 7월부터 제휴를 맺고 대출중개사업을 펴고 있다. 아직 국내 지점망이 부족한 GE캐피탈은 오랜 자동차 할부영업으로 네트워크가 탄탄한 쌍용캐피탈과 손을 잡고 소비자금융업의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자동차할부가 주력이었던 쌍용캐피탈은 최근 차 내수판매 저조와 연체율 증가로 자동차 할부가 30% 가량 감소한 상황이라 대출중개업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의 우리캐피탈은 상인 대상의 일수대출에 뛰어들었다. 일수대출은 대금업이나 상호저축은행들이 주력하고 있는 영업부문. 할부영업에서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하자 회수율이 높은 일수대출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씨티파이낸셜코리아와 GE캐피탈 등 외국계 할부금융사들도 여신전문사로 등록했지만 사실상 개인대출영업에만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최고 연 49%의 대출금리로 상품을 내놓고 있어 사실상 대금업체와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등 대형 금융회사와의 경쟁에서 벗어나지 않고는 할부사들이 생존하기 어렵다”며 “대금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저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강점 때문에 고금리 가계대출에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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