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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지자' 정보통신정책에 기업 멍든다

자금조달 차질·기술투자 손실 눈덩이정부의 정보통신 정책이 조령모개식으로 바뀌면서 관련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이로 인해 시장이 혼란스러워지고 대외 신뢰도마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내년 5월로 예정된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 시기를 사실상 연기하기로 했다. 서비스를 위한 기술이 아직 불안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에 대해 IMT-2000 사업자들은 당장 투자자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우려한다. 투자자들은 모집 당시 상용서비스 개시 후 주식거래를 허용한다는 정통부 고시에 따라 주식거래가 금지돼 있다. 주식거래도 못하는 상황에서 서비스가 연기되는 만큼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장비업체들도 손해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5월 서비스를 기한으로 기술개발을 해온 이들 업체는 거액을 투자해놓고 개발된 제품을 납품하지 못하게 될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 IMT-2000 칩을 공급할 서두인칩의 한 관계자는 "개발 쪽에서는 시간을 버는 의미도 있지만 당장 납품을 못하게 되면 자금 흐름이 막히는 것 아니냐"며 "개발에 투자를 더 해야 될지 아니면 일단 중지해야 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통신의 비동기식 IMT-2000 사업자인 KT아이콤측은 "노력도 해보고 않고 서비스의 연기를 주장하는 것은 다른 뜻이 있는 것 아니냐"며 "투자자 손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통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통신 민영화 부분도 정부가 연기 의사를 내비치면서 기업에 직접 피해를 주고 있다. 한통은 당장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최근의 연기 시사 발언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통의 DR 발행 주간사인 모증권사의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한국 정부를 믿고 일하기가 어려워진다"며 대외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통신위원회가 단말기 보조금을 지급한 이동통신회사에 솜방망이 징계를 한 데 대해서도 말이 많다. 당초 통신위원회는 이들에 대해 형사고발까지 검토하는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태세였다. 하지만 가장 많이 적발된 SK글로벌에 겨우 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끝나자 앞으로 단말기 보조금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한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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