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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공기업 CEO '늑장·부실인사' 우려

하반기 줄줄이 임기 만료되는데… 인재 풀은 협소해져

중부발전·석유공사 등 5곳 대부분 연임 가능성 낮아

관피아 방지로 인물난 커져 전문성·자질 부족 인사 가능성


올해 하반기 에너지공기업 수장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후임 사장 자리에 앉힐 만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강화된 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으로 퇴직 관료들의 입지가 줄어든 상황에서 인재 풀이 정치권과 학계 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공기업 10곳이 지난 3월 말부터 강화된 공직자윤리법(일명 관피아 방지법) 적용 대상에 포함돼 인력 풀이 더 좁아진 상황이다. 전문성이 가장 중요시되는 에너지공기업 수장에 자칫 자질과 역량이 부족한 인사들이 오를 경우 안 그래도 경영실적이 저조한 이들 기관의 정상화는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하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산업부 산하 에너지공기업은 한국중부발전과 한국광물자원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동서발전·한국전력공사 등 5곳이다. 이들 5곳은 강화된 공직자윤리법상 3년간 관료의 재취업이 금지되는 공기업이다. 종전 같으면 전문성을 갖춘 관료가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제는 어림도 없는 상황이다.

인사 애로의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기관장의 임기가 만료돼 1차 공모를 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가스공사 사장도 5개월 만에 수장을 찾았다. 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여의치 않은 곳도 더러 있다. 당장 중부발전과 광물자원공사는 최근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최하등급을 받아 사장이 해임될 처지다.



산업부 안팎에서는 가장 먼저 임기(7월15일)를 마치는 중부발전 사장 공모 결과가 하반기 인사의 1차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취업 금지에서 풀리는 전직 관료와 정치권 인사들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기관장 공모에 응모하면서 공기업 수장의 인사구도가 대략적으로나마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관료 출신으로는 한진현(행시 26회) 전 산업부 차관과 김영민(26회) 전 특허청장, 안현호(26회) 전 산업부 차관이 몇 곳의 기관장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몇 명의 인사들이 차기 사장 자리를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인사가 제때 이뤄지면 다행이지만 좁아진 공공기관장 인사 풀로 인선 과정에서 낙하산 시비를 낳을 소지가 다분하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전문성을 감안한 적재적소 배치보다는 정실 인사로 점철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문성이 중요한 에너지공기업 사장에 자격 미달자가 오면 지나치게 정권의 눈치를 보거나 아니면 내부조직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며 "관피아 방지법도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한 뒤에 적용해야 실효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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