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권을 수놓았던 많은 핫 이슈 중에서 단연 압권은 국내은행 산업 역사상 최초로 탄생한 여성은행장이다.
그 주인공은 권선주(사진) IBK기업은행장이다. 파급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컸다. 권 행장 탄생 이후 뒤질세라 많은 금융사들이 릴레이 여성 임원 발탁에 나선 것이 그 증거다.
모든 프런티어가 그렇듯 최초의 타이틀을 얻게 된 권 행장의 행보에 앞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권 행장을 읽어낼 때 '여성'이란 키워드에만 한정시키는 것은 은행원로서의 권 행장을 놓치게 되는 우로 이어진다.
권 행장은 은행원으로서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가깝게는 권 행장이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 재임할 때다. 당시(2012~2013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권 행장은 자본확충과 신용감리 강화를 통해 중기대출 건전성을 양호하게 유지, 과감한 중기대출 지원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권 행장의 이번 수상이 비단 과거 경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심사위원들은 권 행장이 설정한 그만의 장기전략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특히 권 행장이 제시한 독창적인 중소기업 지원방안이 관심을 받았다.
권 행장은 자금지원을 넘어 △무료컨설팅 제공 △중기제품 판로지원 △금리 인하 등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중기지원책을 제시했다. 또 중소기업의 구직난 해소를 위해 은행이 주축이 된 'IBK잡월드'를 운영, 오는 2015년까지 중소기업 취업자 10만명을 중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창조금융을 통한 정부의 정책수행 지원도 권 행장이 방점을 찍은 부분이다. 창조형 중소기업에 대해 창업부터 대기업이 될 때까지 각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에 나선다는 게 핵심이다.
권 행장은 "대출에서 투자로, 담보에서 기술력이나 성장성으로 자금지원의 패러다임을 바꾸도록 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창조금융 지원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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