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거래잔고가 사상 최대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대차거래 청산을 위한 쇼트커버링(빌려서 팔았던 주식을 갚기 위해 되사는 것)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지수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대차잔고가 크게 증가했다가 쇼트커버링이 유입되면서 잔고가 감소했던 시기를 살펴보면 주가와의 연관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차잔고 증가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대차잔고 청산시 긍정적 효과 기대=굿모닝신한증권은 23일 “최근 1년 사이 삼성전자의 주가가 50만~52만원대일 때 53만주의 대차잔고가 설정됐다”면서 “당시 주식을 빌려 매도했던 투자자들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50만원에 근접하면서 손실을 피하기 위해 이를 되사서 갚아야 하며 이를 위한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50만원대에 안착하면 추후 행보가 한층 가벼워질 것”이라면서 “대차잔고 청산을 위한 매수세가 유입될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추가로 20~30포인트 정도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대차잔고는 4조7,000억원대에 달해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해 11월3일의 5조원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이중 삼성전자의 비중이 8,363억원으로 가장 큰 상태다. 박경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3월 이후 삼성전자의 대차잔고가 30%가량 증가했고 이 기간에 외국인 지분율이 감소해 외국인이 공매도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는 이에 대한 쇼트커버링으로 추론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외국인은 3월 지분율 고점 수준까지 추가로 매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차거래와 주가는 상관관계 없다’는 반론도=반면 대차거래의 증가와 해당 종목의 주가는 큰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대차잔고 급증을 향후 주가상승으로 연결짓기에는 무리가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상준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대차가 크게 증가한 2002년 9월~2003년 2월과 2004년 1~6월을 살펴보면 이후 대차잔고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주가의 상승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삼성전자 매매규모가 하루 20만주 정도 되는데 50만~52만원대에 설정된 대차잔고 53만주는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규모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정도 대차잔고가 단기간에 청산된다면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겠지만 이 물량이 전부 순수 대차거래용이 아닐 수도 있고 단기간 청산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공매도를 위해 대차거래를 하는 투자자도 있지만 개별주식과 연계된 ELS펀드의 헤지를 위해 해당종목의 주식을 빌리는 등 다른 용도로도 대차거래가 종종 이뤄진다”면서 “따라서 대차잔고가 늘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쇼트커버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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