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사진) LG전자 부회장이 멕시코에서 올해 글로벌 현장경영의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최근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북미와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남미 공략의 전진기지인 멕시코에서 위기 극복의 해법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9일 LG전자에 따르면 구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를 참관한 뒤 멕시코로 건너가 현지 생산법인과 시장상황 등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앞서 구 부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첫 해외 생산현장의 방문지는 멕시코"라고 밝혔다.
구 부회장이 새해 글로벌 현장경영의 첫 목적지로 멕시코를 결정한 것은 그만큼 LG전자에서 멕시코 시장이 갖는 중요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미국과 바로 인접한 데다 최근 떠오르는 신흥시장인 중남미와도 맞닿아있는 지정학적 요충지다. LG전자는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중남미에서 벌어들이고 있으며, 중남미시장에서만 매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인구 1억2,000만명의 멕시코는 그 자체만으로도 전세계 9위의 소비규모를 자랑하는 거대 소비시장이자,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대륙간 허브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맞춰 LG전자는 지난해 4월 글로벌 전략제품을 소개하는 행사인 'LG 이노페스트'를 멕시코 칸쿤에서 열기도 했다.
특히 LG전자 멕시코 레이노사법인은 북미 TV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LG전자의 글로벌 TV생산법인 가운데 생산능력과 생산량 모두 선두를 다투는 곳이다. 이 곳에서는 2012년 말 기준 연간 약 685만대의 TV가 생산되고 있다. 연간 220만대의 TV를 생산하는 멕시칼리법인을 포함하면 멕시코에서만 매년 900만대가 넘는 TV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멕시코에는 레이노사, 멕시칼리법인 외에도 냉장고와 오븐을 생산하는 몬테레이법인 등 총 3개 생산법인이 운영되고 있다. 박세우 LG전자 중남미지역대표는 지난해 멕시코에서 열린 LG 이노페스트 행사에서 몬테레이 공장을 향후 중남미 지역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CES 참관 직후 멕시코를 방문해 현지 생산법인의 운영현황 등을 점검한 뒤 올해의 북미시장 공략 방안을 구상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글로벌 TV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동안 부진에 빠졌던 TV 사업 회복을 위한 전략을 짜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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