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발표된 CJ그룹의 임원 인사에서 재계의 눈은 온통 한 사람에게 쏠렸다. CJ엔터테인먼트&미디어ㆍCJ아메리카를 담당하게 될 이미경(46) 부회장이 그룹의 차세대 주력사업 총지휘자로 전격 승진함에 따라 집중 조명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부회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손녀이자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누나. 지난 99년부터 해외 근무를 해온 탓에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그녀는 이번 인사를 통해 CJ 글로벌 경영의 핵심인물로 급부상했다. CJ그룹은 이번 인사를 뒷받침하듯 올해 글로벌 기업으로의 새로운 변신을 선언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95년 제일제당 멀티미디어사업부 이사 시절 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과 함께 드림웍스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주도했으며 그동안 영화와 미디어 사업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부회장 승진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경영진의 역학관계나 조직 자체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지만 회사측은 CJ그룹의 글로벌 경영에 가속을 붙이기 위해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것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와 드림웍스 설립 등의 경험을 토대로 중국ㆍ동남아ㆍ미주 등으로의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중심 역할을 하게 될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얘기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CGV의 경우 미국과의 합작법인 등의 형태로 중국 등지로의 진출을 추진할 것으로 안다”며 “해외에서 관련사업 인맥이 두터운 이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인사”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각 법인 대표이사들과의 역할분담을 위해서라도 경영 일선에 나서기보다는 조직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맡게 되지 않겠냐는 것이 그룹 내부의 주된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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