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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재부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추가경정예산 통과 등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지 않은 국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추경은 시간 싸움"이라며 "물이 없어 성장이 멈춘 나락에 뒤늦게 물을 줘봤자 쭉정이가 알곡이 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그는 "추경을 포함한 재정보강 대책, 경제활력 제고, 개혁 과제 등을 성공적으로 해내야 한다"며 직원들의 분발을 독려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요즘 일본이나 영국 등의 '뜀박질 개혁'이 참 부럽다"며 "다른 나라는 정부와 정치권이 한마음으로 2인3각 경기를 하는데 우리 정치권은 정부가 요청한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는 차일피일 미루면서 대안없이 비판만 하고 있다는 생각에 속이 상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스스로 구조개혁의 큰 그림을 그린 점, 취임 당시 멈춰 있던 시장이 정부 정책에 반응하기 시작한 점 등을 성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우리 가계의 핵심자산인 부동산시장이 정상화되고 있다"며 "드디어 집이 팔리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가장 고맙고 반갑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순간도 갑옷을 벗지 못하고 야전 태세로 젖먹던 힘들 다해 달려왔지만 세상사가 참 마음과 같지 않다"며 "성과의 이면에는 아쉽고 미흡한 과제도 여전히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4대 구조개혁에 총력을 다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괜찮은 일자리 좀 만들어달라고 대자보를 쓰는 대학생의 절박함이나 이들이 '졸업=백수'가 되는 것을 보며 복장이 터질 부모들을 생각해보라"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최 경제부총리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그리스 사태,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 안팎으로 악재가 겹치다 보니 지난 1년간 여러분이 벌인 분투가 좀 묻히는 느낌이 없지 않다"며 기재부 직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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