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홍석현 주미대사 내정자가 30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홍 주미대사 내정자는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진행된 내년도 대미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비공개 회의 참석차 오전9시20분께 외교부 청사에 도착했다. 북미국 지원의 안내로 17층 장관실로 올라간 홍 내정자는 기다리고 있던 김 숙 북미국장과 인사를 나누고 잠시 환담한 데 이어, 잠시 후 도착한 반 장관과 반갑게 악수를 한 뒤 환담을 가졌다. 반 장관과 홍 내정자는 2002년 11월에 입주한 외교부 청사를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홍 내정자가 “여기에는 처음 와 봅니다”라고 말하자 반 장관은 “50년이 넘는 외교부 숙원사업이 이뤄졌습니다”라고 대답했고 이에 홍 내정자는 “외교부 청사가 없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국력에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반 장관과 홍 내정자는 한승수 주미대사 재직시절 주미 공사와 중앙일보 사장 신분으로 만났던 일을 꺼내어 환담을 이어갔다. 반 장관은 “주미 공사로 있을 때 당시 홍 사장을 만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른 것은 기억 나지 않는데 그 때 말씀하는 것을 듣고 ‘저 분은 저렇게 다르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라며 “대단히 멀리 보시는 말씀을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홍 내정자는 주변에 있는 취재진을 보며 “언론사에 있지만 지금부터는 언론이 가장 무서울 것”이라고 농을 던지자 반 장관은 “정부에 들어왔으니 앞으로 언론과 부단히 좋고도 껄끄러운 관계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홍 내정자가 “대통령께서 순방하면서 (한미관계의 ) 큰 방향을 다 잡아 놓으신 것 아니냐”고 묻자 반 장관은 “미국 조야에서 (홍 회장의 주미대사 내정에) 관심이 높고 미 전문가들도 다 환영 일색이며 특히 한국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도 모두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홍 내정자는 “기대수준이 생각보다 좋아 걱정이 크다. 모자라는 사람이 가는 만큼 본부에서 잘 도와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