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시대의 핵심 툴인 모바일 동영상 플레이어 분야에서 글로벌 강소(强小)기업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30일 서울 역삼동 넥스트리밍 본사에서 만난 임일택(46·사진) 대표는 "넥스트리밍을 모바일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분야의 '어도비'처럼 키워나가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바일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는 모바일 기기에서 동영상·음악을 재생하고 저장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기기 내장형(임베디드)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형태로 나뉜다. 넥스트리밍은 스마트폰 활성화에 따라 동영상 콘텐츠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매출 성장세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5억원의 매출액과 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009년에 비해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54%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올해도 상반기에 매출액 59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달성해 순항이 예상된다. 넥스트리밍이 그동안 순탄하게 약진을 이어온 것은 아니다. 넥스트리밍은 창업 3년 만에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잘나갔지만 코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이 국내 모바일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CDMA 방식 모바일칩을 독점하고 있는 퀄컴이 국내 주요 휴대폰 업체에 자체 솔루션을 끼워팔기 시작하면서 판로가 막힌 것. 임 대표는 당시 경영난에 몰려 10억원에 이르는 부채를 떠안고 신용불량자가 될 뻔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좌절 속에서 임 사장이 선택한 것은 미래 트렌드를 간파하고 DMB 시장 상용화에 빠르게 눈을 돌리는 전략이었다. 2002년 설립돼 모바일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 10년간 기술력을 쌓아온 넥스트리밍은 앞으로 본격화될 '동영상 시대'를 큰 기회로 보고 있다. 임 대표는 "이제 PC보다 모바일 기기 수요가 더 많아져 모바일 시장은 전 세계 인구의 두 배에 달하는 거대 시장인 셈"이라며 "이에 따라 모바일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시장은 끝없이 성장하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넥스트리밍 매출액의 80% 이상은 스마트폰 및 일반 휴대폰에 내장(임베디드)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로부터 나온다. 삼성전자·LG전자·모토로라·팬택 등 휴대폰 제조업체가 주요 고객이다. 임 대표는 "올 상반기 전 세계 안드로이드폰 가운데 9% 정도가 넥스트리밍의 솔루션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넥스트리밍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멀티미디어 소프트웨어 제품군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넥스트리밍은 스마트폰 동영상 재생 앱을 비롯해 동영상 편집기, 모바일 P2P(개인 간 파일 공유) 등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한창이다. 아직은 매출액의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 임 대표는 "최근에 스페인의 프로축구클럽인 레알마드리드에 이 구단의 축구 경기 동영상을 보여주는 앱을 공급하기로 했으며 일본의 인터넷TV(IPTV) 사업자인 'NTT Plala'와도 스마트폰용 앱 공급계약을 맺었다"며 동영상 앱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대기업들도 자체 모바일 머티미디어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 대표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자체 솔루션 개발에 나섰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는 모바일 멀티미디어 플레이어가 내장돼 있다"며 "넥스트리밍은 이들 기업 이상의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작은 기업'을 지향한다. 정보기술(IT)의 발전에 의해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넓어지면서 작은 회사도 전 세계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논리다. 그는 "세계적인 스마트폰 게임인 앵그리버드를 제작한 '로비오'가 좋은 예"라며 "작은 조직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넥스트리밍은 현재 75명의 직원이 만들어나가는 작은 기업이고 앞으로도 가급적 100명 이내의 규모로 글로벌 회사를 완성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넥스트리밍은 신한금융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아 12월2일 코스닥 상장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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