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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포커스/금주의이슈리포트] 유동성 장세의 모멘텀 축소
입력1999-07-12 00:00:00
수정
1999.07.12 00:00:00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 1·4분기 자금순환표를 살펴보면 IMF이후 처음으로 시중(기업과 개인부문)의 자금잉여가 부(마이너스)의 상태로 전환됐다.이는 자금시장전망에 있어 중요한 변화의 신호다. 우리경제는 IMF를 맞았던 97년 4·4분기이후 기업부문의 설비감축에 의한 자금수요 축소와 개인부문의 저축증대, 부채상환에 따른 자금잉여 확대로 지난해 말까지 전반적인 시중자금의 잉여상태가 지속됐다.
이같은 시중자금의 잉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중금리의 한자리수 금리 진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저금리 기조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유입을 촉진했다.
올 1·4분기 기업과 개인부문을 감안한 시중의 자금부족규모는 약 1조원정도로 절대규모로는 아직 큰 수준은 아니다.
이처럼 시중자금이 IMF이후 1년여 만에 부족상태로 전환된 원인은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 속도에 기인하고 있다.
즉 1·4분기중 개인부문의 자금잉여는 민간소비지출의 증대로 인해 전분기 대비 3조4,000억원정도 축소되있고 기업부문의 자금부족규모는 운전자금수요와 설비투자회복세등으로 전분기 대비 무려 13조원가까이 늘어났다.
따라서 앞으로 빠른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시중의 자금부족상태는 추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한자리수 금리안정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들의 가동률이 80%이하이기 때문에 설비투자가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전망한 올해 전산업의 설비투자금액은 31조2,000억원규모로 98년 대비 4.6%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절대규모로는 지난 94년에(35조1,000억원) 비해서도 작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다만 올 하반기 시중자금 사정은 올 상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시중금리 평균도 상반기에 비해 1-2%포인트 정도 소폭이나마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중자금잉여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해 4·4분기중 IMF이후 처음으로 축소되었던 기업들의 부채규모가 올 1·4분기에는 재차증가(전분기 대비 34조원정도)해 기업전반의 부채감소현상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올 1·4분기중 기업들의 자금조달내역을 살펴보면 유상증자를 통한 6조원의 자금조달에도 불구하고 이자지급성 부채인 기업어음과 금융기관 차입이 34조원이나 증가, 경기회복과 함께 기업들의 부채구조가 다시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기업들의 자금운영내역을 살펴보면 수익증권등 금융자산규모가 전분기의 11조4,000억원의 순처분에서 22조8,000억원의 운용확대로 나타나 기업들이 유상증자등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부채를 상환하는 것이 아니라 증시호황등을 이용한 재테크에 열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IMF이후 추진되고 있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해 준다.
즉 IMF이후 대규모의 인원감축과 부분적인 자산매각을 통해 어느정도 여유를 갖게 된 국내기업들이 저금리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이자지급성부채 축소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중금리가 재차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재차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기업들이 부채축소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는 정부의 기업정책과도 관련이 높다.
즉 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부채축소정책은 절대부채규모의 축소가 아닌 부채비율의 축소인 만큼 기업입장에서는 저금리상태에서 절대부채의 축소보다는 증시활황을 이용한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 축소에 치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펀더맨탈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00년 국내 상장사들의 경상이익 규모는 17조3,000억원에 달해 90년대 최대 이익규모인 95년도의 12조3,000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장기업의 ROE(경상이익 기준) 수준은 95년 대비 5%포인트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기업들의 부채비율 축소를 위한 자본금 확충이 기업가치의 희석 현상을 유발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증시는 빠른 경기회복과 유동성장세의 모멘텀이 축소될 경우 큰 폭의 조정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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