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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비좁다. 세계로 나가자' 국내 유통업계가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신세계 이마트는 중국 진출 12년만에 20호점을 열며 중국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점포망을 확대해가는 '공격적 다점포화 전략'을 본격화 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는 이를 토대로 오는 2013년까지 중국 내 29개 주요 도시에 88개 점포망을 구축하며 총 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당찬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다. 롯데, 고객만족 최우선…中서 '한국형 백화점' 성공신화
신세계 이마트, 현지화와 적절한 조화로'승승장구'
홈플러스는 글로벌 유통업체 테스코에 브랜드 역수출도 롯데백화점은 이에 앞선 지난해 8월 국내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내 1호점인 베이징점을 오픈하며 '한국형 백화점'의 성공신화를 새로 써가고 있다. 홈플러스는 2005년 합작기업인 영국의 글로벌 유통업체 테스코에 '홈플러스'라는 자사 브랜드를 역수출하기도 했다. 국내 유통기업들은 한국시장 수성에 머물지 않고 '한국형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중국, 영국과 러시아 등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식'으로 중국인 마음 사로잡는다= "니하오, 환잉 꽝린(안녕하십니까, 어서오세요)" 중국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 왕푸징 거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베이징점은 매일 오전 10시만 되면 매장 직원들의 힘찬 인사 구호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롯데백화점은 현지직원들이 이러한 서비스에 익숙치 않은 점을 감안, 베이징점 오픈에 앞서 이들을 국내로 불러 다양한 서비스 교육에 주력, 중국인들의 마음을 파고 드는데 성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고객만족 서비스를 최우선시하는 '한국형 백화점'의 강점을 무기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개장시간 전 매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에게 무료 음료를 제공하거나 매장 곳곳에 고객이 앉아 쉴 수 있는 의자를 비치한 것 모두 한국형 모델을 중국에 접목한 사례. 조환섭 롯데백화점 베이징점 여성팀장은 "중국진출의 성공여부는 한국형 모델을 어떻게 중국에 접목하느냐에 달려있다"며 "평소 한국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성향에 맞춰 발전해온 '한국식 서비스 경쟁력'이 중국에서의 성공적인 안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베이징점은 올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구매건수가 지난해 8~12월에 비해 26.7%나 성장하며 중국에서의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롯데백화점은 오는 2011년 텐진점 오픈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중국에 6~7개의 점포를 추가로 출점할 계획이다. ◇현지인의 눈높이에 맞춘다= 지난 1997년 국내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한 신세계 이마트가 현지에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한국형'과 '현지화'의 적절한 조화에 있었다. 매장 인테리어에는 신경 쓰지 않는 현지 대형마트들과는 달리 이마트는 '한국형 할인점'의 고급스러운 컨셉트를 그대로 접목하고 매장 집기도 고급화해 고객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이마트는 매장 운영방식에 있어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했다. 자라, 황소개구리, 미꾸라지 등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이색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대표적인 현지화 전략. 이마트는 매장운영뿐 아니라 관리인력의 현지화도 함께 추진하며 지난 2006년 중국 내 외국계 대형마트로는 처음으로 모든 점장을 중국 현지인으로 교체했다. 이 같은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이마트는 올해 중국에서만 지난해보다 65% 가량 성장한 5,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진 유통시장에 한국형 모델을 역수출= 영국의 글로벌 유통기업 테스코는 지난 2005년 10월 맨체스터 인근에 문을 연 3,966㎡(1,200평) 규모의 비식품 전문 할인점의 이름을 한국에서 합작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대형할인점 '홈플러스'의 브랜드를 그대로 인용한 '테스코 홈플러스'로 정했다. 유럽의 거대 유통기업 테스코가 한국시장에서 홈플러스의 경영성과를 높게 인정한 셈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3년말 최첨단 상품관리 시스템인 PMS(Product Management System)를 개발해 2004년부터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테스코 매장에 론칭했고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 개발 담당자들은 터키와 폴란드 테스코에 직접 투입돼 기술을 전해주기도 했다. 홈플러스는 또 테스코의 표준 IT 시스템 총괄 프로그램인 '테스코 인 어 박스'의 개발을 주도하며 국내 유통업체의 높은 기술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 외에도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 PB(자체상표) 상품에 대한 고객 선호도와 의견을 반영해 품질향상과 상품홍보의 장으로 활용중인 '고객가치창조관'을 체코로 수출한 바 있다. ◇러시아로도 유통영토 확장=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7년 9월 러시아에 모스크바 1호점을 오픈했다. 복합쇼핑몰로 구성된 모스크바점에는 모스크바 최초로 최우수 고객을 위한 한국형'MVG라운지'를 만들고, 최고수준의 멤버십 제도 도입하는 등 한국에서 다져온 구매계층별 타깃마케팅과 서비스 노하우로 현지 고객을 감동시켰다. 롯데백화점은 모스크바 시내에 추가로 출점할 뿐아니라 러시아의 제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도 오픈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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