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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젊은이의 밥그릇을 쥐고 있다고 해서 인격까지 저당잡아 휘두르고 있다고 착각하지 마라.”
복면을 쓴 취업준비생이 상처받은 취준생들을 대신해 면접관에게 통쾌한 한방을 날린다.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된 웹드라마 ‘복면취업왕’(http://tvcast.naver.com/maskjob) 속 한 장면이다.
드라마는 취업준비생이 복면을 쓰고 대기업의 면접을 보고 이 과정을 1인인터넷방송으로 생중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복면가왕’의 복면과 1인 인터넷 방송 소재, ‘쇼미더머니’의 랩 배틀 등을 종합해 면접관의 갑질로 상처받은 취준생들의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1차 압박면접 과정에서 진행되는 복면취업왕과 면접관 간의 랩 배틀 장면이 인상적이다. “외모도 스펙인데 니 얼굴은 탈락”이라는 면접관의 랩에 복면취업왕은 “니들의 20대를 생각해라. 대부분 스펙이 주량 말곤 없을 텐데”로 응수한다. 취준생의 외모와 단어 몇개 등으로 취준생을 평가하는 면접관의 행태에 일침을 가하는 것이다.
드라마는 고위 면접으로 올라가면서 이면에 담긴 취업 비리까지 드러냈다. 대기업 회장의 아들을 합격시켜주기 위해 다른 취준생들을 들러리로 세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결국 최종 합격자로 회장의 아들이 된 데 복면취업왕이 항의하자 면접관은 “입사할 꿈은 그들(취준생들) 멋대로 가진 것”이라고 말한다. 정장이란 죄수복에 죄수 번호 대신 수험표를 단 ‘취업준비전과자’가 됐다는 복면취업왕의 읊조림에 마음이 먹먹해지는 대목이다.
지난 10일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처음 공개된 드라마는 잡코리아가 제작 지원했고 만드는 과정에서 실제 취준생들이 참여해 현실성을 높였다. 23일 기준 총 재생 건수가 50만이 넘었다. 다가오는 추석 주변에 하반기 공채 시즌과 맞물려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취준생들이 있다면 웹 드라마를 보면 그들의 맘을 이해해보는 건 어떨까.
웹드라마 ‘복면취업왕’ 속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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