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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이슈가 재점화되고 있는 하이닉스가 유상증자설과 실적부진 전망에 휩싸이며 급락했다. 하이닉스는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6.97%(2,000원)내린 2만6,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거래량은 지난해 9월 이후 최대치인 2,395만주에 달했다. 하이닉스가 이날 기록한 낙폭은 지난해 1월26일의 9.4% 이후 가장 컸다. 하이닉스의 주가가 미끄러진 가장 큰 이유는 증권가에 널리 퍼진 유상증자설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증시 일각에서는 하이닉스의 매각주체인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채권단)가 매각과정에서 인수자의 가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었다. 이에 한국거래소(KRX)는 이날 하이닉스에 3자 배정 유상증자 추진 여부에 대한 조회공시를 냈고 하이닉스가 ‘검토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오히려 더 커졌다.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매각과정을 이끄는 것은 하이닉스가 아닌 하이닉스 채권단이므로 앞으로 매각과정에서 유상증자가 감행될 수도 있다”며 “유상증자를 하면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단은 인수자가 채권단 지분 15% 중 일부만 사들이고 나머지는 유증 신주를 통해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하이닉스 채권단은 이달 중 하이닉스 매각을 공고한 후 다음달 7~8일께 인수의향서(LOI)를 받을 예정이다. 실적 부진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영보 한맥투자증권 연구원은 “종전 6,000억원 이상이었던 하이닉스의 2ㆍ4분기 예상 매출액 컨센서스가 최근에는 4,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며 “올해 초로 예상됐던 반도체 업황 개선이 늦어지면서 그동안의 실적 기대감이 한꺼번에 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2ㆍ4분기 실적 발표가 끝나는 7~8월이 돼야 실적 불확실성이 제거돼 주가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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