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개선이 시급한 저축은행들을 겨냥한 인수합병(M&A)시장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국내 대부업체 1위인 러시앤캐시 등이 저축은행 M&A에 공격적으로 가담하고 있어 향후 저축은행 시장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자산순위 1위인 부산저축은행계열의 중앙부산저축은행 매각에 일본계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와 W저축은행을 인수한 IWL파트너스가 참여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앤캐시는 삼일회계법인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했고 IWL파트너스 역시 KTB자산운용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해 실사에 착수했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은 지난 6월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3.84%로 지도기준인 5%에 미달돼 지난달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개선 권고 조치를 받은 곳. 총자산 1조1,610억원, 여신 3,440억원, 수신 1조885억원으로 예대비율이 31.60%에 불과해 영업력 회복을 통한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 대형저축은행의 경영프리미엄과 강남의 랜드마크 빌딩인 워터게이트 빌딩을 보유하고 있어 매각가는 1,0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저축은행의 또 다른 계열은행인 전주저축은행도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 토종자본으로 운용되는 국내의 한 대형 대부업체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난 14일에는 세계 최대 리스회사인 일본 오릭스그룹이 푸른2저축은행을 1,19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대주주인 푸른저축은행과 체결했다. 웅진캐피탈이 주축이 된 웅진금융파트너스 사모투자전문회사(PEF)는 지난달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했고 이스트항공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전북 기반의 기업인 KIC그룹 역시 이달 초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저축은행인 예쓰저축은행의 인수계약을 맺었다. 여기에 꾸준히 매각 대상으로 거론돼온 삼화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ㆍ삼보저축은행 등도 시장의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져 올 하반기 들어 저축은행 M&A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매물이 쏟아져 외국 자본의 저축은행 인수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9월 말 회계결산이 끝나는 12월 정도 지나면 저축은행들의 M&A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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