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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 정상화 속도낸다
입력2003-03-14 00:00:00
수정
2003.03.14 00:00:00
조의준 기자
채권단은 보통 공동관리 결정을 내린 후 자금관리단을 파견하는게 관례다. 그런데 이런 관례를 깨고 13일 오후 관리단을 전격파견했다는 것은 은행권이 그만큼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뜻이고,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최단시일안에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또 자금관리단을 통해 SK글로벌의 모든 자금 집행권을 조기에 확보, 만일 있을지 모르는 해외 금융회사들의 우선 채무변제요구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이로써 SK글로벌에 대한 채권금융기관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자금관리단 파견에 이어 SK글로벌의 자산실사를 하기 위한 회계법인 선정작업도 곧 이루어질 예정이다.
◇사실상 공동관리착수=자금관리단은 하나ㆍ산업ㆍ신한ㆍ조흥은행 등 4개 주요 채권은행에서 각 1명씩을 파견해 4명으로 구성됐다. 또 SK글로벌의 주요 해외 현지법인에도 채권은행들의 해외지점을 통해 직원들을 긴급 파견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자금관리단이 파견됨으로써 사실상 SK글로벌은 채권단의 공동관리상태로 들어왔다”며 “일단 자금관리팀을 통해 숨겨진 부채가 더 있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해외 채권금융기관들이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거나 채무 상환을 조기에 요구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조기상환을 요구해올 경우 국내 채권단과 해외 채권단을 똑같이 대한다는 기본원칙을 지키는 차원에서도 SK글로벌의 자금 집행을 미리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속전속결로 사태수습=전격적인 자금관리단 파견으로 SK글로벌 사태의 처리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오는 19일 채권단 협의회가 열려야 결정될 것으로 보였던 자산실사를 위한 회계법인 선정 작업도 이번 주로 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요 채권은행들의 동의를 얻어 실사를 위한 회계법인을 조기에 선정하겠다”며 “SK글로벌에 대한 부채규모 파악 등 구체적인 작업 착수 시기도 상당히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또 과거 대우나 하이닉스 사태에서는 주채권은행의 방침에 따라 다른 은행들이 움직였던 것과는 달리 시중은행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동 대책팀을 구성했다. 산업ㆍ신한ㆍ조흥ㆍ하나ㆍ수출입ㆍ국민ㆍ외환ㆍ우리은행 등 8개 은행이 참여하는 공동대책팀은 앞으로 이번 SK사태에 대한 모든 과정을 책임지게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투명하게 일처리를 해나가자는 원칙에 입각해 공동대책반을 구성했다”며 “각 채권단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창구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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