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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같은 국정감사

“국정감사는 코미디.” 지난 9월29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주변문제와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거침없이 던진 말이다. 질의순서 등을 놓고 의원들간 논란이 오랜 시간 이어진 데 대한 강한 불평이었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 오는 11일 마무리되는 참여정부의 첫 국정감사는 어느 때보다도 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 일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코미디장`으로 폄하될 만큼 많은 문제점을 여전히 노출하고 있다. 상임위에서 채택한 증인들이 뚜렷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다 참석한 증인도 성실한 답변을 거부하거나 `뻣뻣한 자세`로 일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수감기관의 답변도 무성의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정감사에 임하는 일부 의원들의 불성실한 자세와 감사의 비효율적인 진행 등이 여전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의원들은 충분한 준비를 못한 경우도 많은데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거나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호통과 질책만 하는 구시대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사례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질의를 하면서도 답변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물론 자신의 차례가 아니면 자리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같은 내용의 질의를 여러 의원들이 똑같이 되풀이하는 일이 많아 빈축을 사고 있다. 또 수십명의 공무원 등을 국감장에 출석시켜놓고 의원들은 각 당의 입장차이 등으로 불필요한 입씨름만 몇 시간씩 계속하거나 점심시간을 이유로 두 시간이나 휴정하는 등 비효율적 국감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국회에서 진행된 국감장에 참석한 한 공무원은 “국감을 위해 아침 일찍부터 참석하고 있는데 의원들은 잦은 이석을 하면서도 그리 많은 식사시간과 입장조율이 필요한지 의문이다”며 “계속되는 일정으로 의원들이 피곤하고 현안논의 내용도 많겠지만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요인들은 결국 `국감이 아니라 코미디`라는 강 회장의 직격탄을 맞을 만큼 국회의 위상을 떨어지게 하고 있다. 국회와 국정감사가 존엄성과 권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원들 스스로가 그에 걸맞는 자세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증인으로부터의 질타가 아닌 국민들로부터의 매서운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문현(정치부 차장)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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