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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당국자 회담싸고 막판 진통
입력2002-08-14 00:00:00
수정
2002.08.14 00:00:00
장관급회담, 실무회담부터 표현차…문구 단일화해야제7차 장관급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남북 양측은 군사실무회담의 일정 확정을 둘러싸고 의견 대립을 거듭하면서 14일 오전 9시로 예정됐던 세번째 전체회의가 계속 미뤄져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남북양측이 이같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는 배경은 이달초 양측 실무대표간에 합의된 공동보도문의 표현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4일 금강산 실무접촉에서 남북이 합의한 5개항의 공동보도문은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인 '군사당국자 사이의 회담' 재개 문제를 서로 다르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보도한 당시의 북측 공동보도문은 군사회담과 관련, "북남 군사당국자 사이의 회담을 재개할 데 대해 각기 자기측 군사당국에 건의하는 문제"를 협의한다고 돼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공동보도문은 "남북 군사당국자 사이의 회담을 재개하는 문제"라고 돼 있어 북측과 표현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측 공동보도문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이번 장관급회담에서는 군사회담의 필요성을 양측 군사당국에 건의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에 필요한 비무장지대(DMZ) '군사보장합의서' 서명 교환을 위해 이달 하순 군사실무회담을 개최하자는 남측 주장에 대해 북측 대표단이 '군사당국에 건의하자는 선에서 마무리하자'고 버티는 자세와 일맥상통한다.
특히 북측 대표단이 13일 평양으로부터 잦은 훈령을 받고 '건의' 형식을 일관되게 주장한 것으로 관측돼 이미 북한군부가 회담전 그 같은 입장을 명확히 정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때문에 차제에 주요 회담 때 양측이 각기 따로 작성해 최종 발표하는 문건을 단일화해 문구 해석을 둘러싼 공방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남북간 이 같은 막판 진통 상황은 정상회담 직후 열린 제1차 장관급회담을 제외하곤 회담 때마다 반복돼 남북 양측이 주장해온 '민족의 화해ㆍ협력'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막판 진통'이 통과의례인 셈이다.
2차 장관급회담 때는 군사 당국간 회담 개최와 대북식량지원 문제, 3차 때는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구성, 4차 때는 전력지원문제, 6차 때는 7차 장관급 회담의 서울 개최 문제를 놓고 남북 양측은 '막판 진통'을 거듭했다.
이러한 구태의연한 남북 양측의 회담 자세는 장관급회담 뿐 아니라 경협위, 적십자회담, 각?실무협의회의 회담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막판 진통'의 되풀이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자조 섞인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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