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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사태 진화…불씨는 여전

방송협 "KBS2 방송 중단 손배 청구 검토"<br>케이블측도 "지상파3사에 책임" 강경입장 고수

지상파 재송신 중단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케이블TV 업체들이 이틀째 KBS2 TV를 내보내지 않으면서 시청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지상파와 케이블TV 양측은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힘겨루기만 하고 있다.

지상파3사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17일 회장단 긴급회의를 열고 지상파 재송신 중단 사태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KBS 관계자는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인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로 구성된 케이블비상대책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방송 중단의 근본적인 책임은 지상파 3사에 있다"고 맞받아쳤다.

현재 케이블업체들은 이틀째 KBS2 TV의 방송을 중단한 상태다. 문제의 원인은 케이블 업체들이 지상파 방송을 자사 가입자들에게 재송출 해주는 대가로 지상파에 내는 재송신료. 지상파는 월 가입자당 280원을 고수하고 있지만 케이블은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가 합리적인 재송신료 협상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KBS2 송출 재개는 어렵다"며 "이왕 이렇게 된 김에 갈 데까지 가보자 하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협상을 중재하고 영업정지 3개월과 형사고발이라는 압박 카드까지 내놨지만 '사후약방문' 격이다. 오히려 지상파와 케이블이 전혀 양보할 뜻이 없다고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방통위의 뒤늦은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재송신 문제는 이미 5년을 넘게 끌어온 사안인데 방통위 측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여기까지 오게 된 셈"이라며 "지금까지 종편 출범에만 공을 들여온 방통위의 책임론을 제기할 수밖에 상황"이라고 밝혔다.

KBS 2TV의 블랙아웃 사태가 지속되자 시청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한지선(28) 씨는 "좋아하는 드라마'브레인'을 보려고 TV를 틀었는데 검은 화면만 나와 적잖이 당황했다"며 "TV수신료도 꼬박꼬박 내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이 나오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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