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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리가 4.7% 초반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금리 상승세가 1개월여 만에 중단된 것이다. 금리의 하락 배경에는 통화정책관련 불확실성 완화, 원ㆍ달러환율의 하락, 그리고 미국 금리의 하락이 있었다. 지난 7일 개최된 1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정책금리인 콜금리가 동결됐다. 당초 시장 참가자들은 콜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11월 하순 한국은행이 은행 예금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전격적으로 인상함으로써 채권시장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고, 과잉유동성 조절과 부동산가격 안정을 목적으로 12월 금통위에서 콜금리가 전격 인상될지 모른다는 일말의 불안감 역시 있었다. 이런 불안감이 7일 금통위의 결정으로 상당부분 해소된 것이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금리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환율의 하락은 채권시장에 양날의 칼과 같다. 환율 하락은 물가안정에 기여해 채권수익률을 낮추는 반면, 외환당국이 환율 하락저지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경우에는 개입자금 마련을 위한 채권 발행증가로 금리 상승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번 경우에는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자금 마련을 위한 채권발행 계획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환율 하락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는 정책금리 인상 결정이 내려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를 형성하게 함으로써 국고채 금리 선물에 대한 외국인의 강한 매수를 촉발했다. 환율하락의 영향 가운데 금리하락 유발요인만이 부각된 것이다. 한편 미국금리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위원들의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에 대한 우려 발언에도 불구하고 경제지표 부진과 경기둔화 전망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하락한 점도 국내 금리의 하락요인이 됐다. 올해의 마지막 달 중반에 접어드는 이번주에는 특별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의 움직임과 이에 대한 외환당국의 대응, 미국 재무부채권(TB) 동향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주말에는 환율방어를 위해 외환당국이 대규모의 달러매입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이번 주에도 환율이 추가하락을 시도할 경우 외환당국이 재차 시장에 개입할 수 있을 것이며, 이 경우 자금마련을 위한 채권공급 증가 가능성과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동시에 높아지게 될 것이다. 지난 주의 금리하락 상황과 반대의 상황이 예상되는 것이다. 환율이 안정되고 외환당국의 시장개입이 없다 하더라도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여지는 크지 않아 보인다. 지난 주의 금리하락이 비교적 큰 폭으로 이루어져서 금리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이익실현을 위한 채권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고용동향지표 발표 이후 미국 금리가 큰 폭으로 등락할 경우 주초 국내금리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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