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의 요금인하에도 당초 예상했던 ‘통신 과소비’는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지난 10월과 11월 가입자간 통화(망내통화) 요금 할인을 중심으로 한 요금 인하 후 음성통신 사용량이 전월과 비교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경우 망내할인 도입 석 달이 지난 1월 가입자당 음성 발신통화량은 205분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9분에 비해 불과 6분 늘어났을 뿐이다. 직전인 지난해 12월에는 2006년 동기와 똑 같은 206분이었다. 사실상 통화량에 변화가 거의 없었던 셈이다. KTF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KTF가 요금인하를 단행한 지 석 달이 지난 2월 가입자당 음성통화발신량은 150분으로 전년 같은 기간(149분)에 비해 불과 1분 늘어났을 뿐이다. 특히 올해 2월이 윤달이었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하루가 더 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화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반면 LG텔레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분 이상 늘어나며 이통3사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동통신사들은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요금인하 요구에 통신요금을 내릴 경우 ‘통신 과소비’가 발생할 수 있다는 대응논리로 반대해 왔다. 나중에 백지화하기는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도 당선자 시절 ‘통신 과소비’에 대한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이러한 주장들은 빛을 잃게 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통화량이 많은 고객은 극히 한정돼 있을 뿐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요금이 내려가도 평소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통신과소비 주장이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로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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